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 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
김용주 지음 / 소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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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운영.디자인 기획관으로, 미술관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반에 관심을 두고 활동 중이다. 종교 건축 설계를 시작으로 인간과 장소의 교감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작품과 작가, 공간과 관람자 사이 이야기와 경험을 만들어내는 뮤지엄 디자이너의 길을 걷고 있다. <책날개 소개 발췌>

 

전시디자인은 관람객에게 미술을 발견하게 하며, 작품은 스토리가 된다는 말에 저자의 디자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보였다. 미술관이 지닌 태생적 권위를 털어내고 친근하게 우리곁에 존재할 수 있도록 기울인 저자의 노력을 들여다보자.

 

결핍과 희구<이중섭, 백 년의 신화>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관람했었는데 저자의 전시디자인이었다고 한다. 전시는 이중섭의 삶의 궤적을 네 시기로 구분하여 1관부터 4관까지 순서대로 펼쳐졌다. 당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로 작품이 너무 사람들에게 익숙하다는 점, 작품이 대부분 작다는 점, 작품의 소재파악과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 어려운 문제점들을 해결해낸 결과 이중섭 전은 30만 명 가까운 방문객 수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쳤다. 이중섭의 생애 소원이었던 공공장소에서의 커다란 벽화를 구현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은지화를 100배 확대하여 벽면에 영사함으로써 그 섬세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전시를 보러 온 이들이 감동을 받고 미술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는 전시디자인의 세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작가의 인생, 작품, 작품의 의도를 파악하고 고심하여 더 깊이 작품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전시는 기존의 작품을 나열하는 식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 사이에 열려 있는 관계를 스스로 만나고 의미를 구성하는 역동적인 참여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변화하는 전시의 세계에 빠져들어 보고 싶다. 저자가 기획한 전시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미술관을 검색해보게 된다.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줄 공간으로 말이다. 미술과 나를 연결해주는 첫걸음으로 꼭 읽어봐야 할 책 <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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