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신저, 파리
패신저 편집팀 지음, 박재연 옮김 / Pensel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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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계획할 때 빠지지 않는 곳, 프랑스 파리. 이 책은 여러 가지 이유로 파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형식의 글을 통해 지금 파리를 보여준다. 에세이이기도 하고 르포형식이기도 글과 포토 저널리스트의 사진으로 더 생생한 파리를 느낄 수 있다.

 

빛과 유행, 예술의 도시라고 생각했던 파리는 세계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빛과 그림자가 존재하는 곳이다. 무엇보다 자부심이 강한 시민들은 친절하고 예의 바르지만 파리외 지방의 사람들에게 곁을 내어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201811월에 시작된 노란 조끼 시위대, 중국계 프랑스인들이 겪었던 편견과 폭력, 새로운 세대의 프랑스 사회에서의 정체성, 법과 질서에 의한 죽음으로 인해 대두된 진정한 평등 등 또한 프랑스가 직면한 문제이자 사회적 모습이다. 사회, 정치적인 영역으로까지 확대된 시각으로 프랑스 파리의 면면을 볼 수 있어 여행 매거진 보다는 인문 매거진이라고 느껴졌다. 도시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여행지로서 갈 곳, 음식점 등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판사 소개를 살펴보니 이를 문화 북커진(+매거진)이라고 한다.

 

가까운 나라지만 잘 모르는 일본처럼, 파리도 낯선 도시가 틀림없다.

 

도시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도시는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가고 변화하는 것. 도시를 안다는 것은 공간에 깃든 감정과 사람, 삶을 아는 것이다. 파리의 역사와 그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켜켜이 쌓인 것들을 통해 지금 일어나는 현상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파리의 이야기를 한 권의 북커진으로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이 알아가는 시작이 될 수 있음이다. 앞으로도 파리 외에 다양한 도시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벌써 다음 출간이 기다려진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유대인이 유대인라는 이유로 주기적으로 살해당하는 유일한 국가다.”

2023년 프랑스 공립학교에서는 이슬람 의상 아바야를 금지했다. 프랑스는 라이시테개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금지조치를 도입한 것은 모순, 위선, 심지어 서로 상반되는 법으로 가득 찬 접근 방식이다. (p.136)

라이시테개념-프랑스식 세속주의, 정교분리 사상을 일컫는 표현이다. 프랑스어로 평신도를 뜻하는 라이크에 명사형 접미사를 결합한 것으로, 교권주의에 대항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오늘날 프랑스 공화국은 헌법 제1조에서 라이시테의 가치를 국가 이념 중 하나로 추구하고 있다.

 

파리신드롬 매년 약 50여명의 사람들이 파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상화된 이미지와 실제 도시 사이의 큰 격차 때문에 이 증후군을 겪는다고 한다.

문제의 일본인들은 빛의 도시에 그림자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그들의 환상은 산산조각이 난다. 그들은 피갈에서의 소매치기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모든 여성들은 오드리 토투처럼, 남성은 알랭 들롱처럼 보일 거라 믿었을 것이다. (p.158)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kali_suzie_jin @seonaebooks

 

#패신저파리 #패신저편집팀 #박재연 #도서출판서내 #프랑스여행에세이 #여행 #북커진 ##책친구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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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들의 모국어
권여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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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깍하고 침이 넘어가더라도 참자.

 

나이가 한참 들도록 내 손으로 음식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할 수 있는 음식은 볶음밥과 유부초밥 정도인 내가 결혼하고 술꾼 배우자와 살게 되면서 요리하게 되었다. <술꾼들의 모국어>를 읽으면서 내내 집안의 술꾼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지를 쪄서 양념장에 무쳐내거나 두부를 부쳐서 매콤한 양념에 조려서 반찬으로 만들면 어김없이 소주가 함께 한다. 묵은김치로 김치찌개를 끓이면 꼭 달걀말이를 해서 술을 안마실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되고. 반찬이 곧 안주라는 말을 나는 남편을 통해 알았다. 그것이 무엇이든.

 

술꾼이 딱 그렇다. 세상에 맛없는 음식은 많아도 맛없는 안주는 없다. 음식 뒤에 안주자만 붙으면 못 먹을 게 없다. (p.7)

 

반찬은 계절을 탄다. 봄이면 봄나물 무침, 여름이면 여름에 나는 갖가지 푸성귀들로 식탁을 채우고 가을이면 책에서처럼 무조림, 무생채가 빠지지 않는다. 생선을 얹어 조려낸 무는 일품이다. 겨울엔 뜨끈한 국물이 있는 탕과 찌개가 빠지면 섭섭한데 우리 가족이 특히 좋아하는 찌개는 순두부찌개이다. 바지락을 넣어 매콤 칼칼하게 끓여낸 순부두찌개에 달걀을 넣어 익히면 밥도둑이다. 찬 바람이 불면 둘러앉아 순두부찌개를 먹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을 가장 소박한 기쁨으로 결합시키는 요소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을 놓고 둘러앉았을 때의 잔잔한 흥분과 쾌감, 서로 먹기를 권하는 몸짓을 할 때의 활기찬 연대감, 음식을 맛보고 서로 눈이 마주쳤을 때의 무한한 희열. 나는 그보다 아름다운 광경과 그보다 따뜻한 공감은 상상할 수 없다. (p.170)

 

다람쥐가 겨울을 위해 도토리를 미리 줍듯 우리집도 준비하는 것이 있다. 국물용 멸치를 구매하고 바람든 무가 있으면 큼지막하게 썰고 냉동하고, 여름 땡초는 필수로 저장해서 육수용으로 쓴다. 지금은 우리 가족의 간식 땅콩을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피땅콩을 한 포대 사서 둘러앉아 영화를 보며 깐다. 냉동해 두고 생각날 때마다 볶아서 먹은 지 벌써 10년이다.

입으로 들어가는 식재료를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다듬고 요리까지 되는 과정들은 참 정직하다. 그것을 함께 하는 시간이 음식의 깊이를 더한다.

 

술꾼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소주 한잔이 생각이 절로 난다. 특히 꼬막 조림을 상상하니 더 애끓었다. 매년 손질이 귀찮다는 이유로 지나쳤는데 올해는 꼭 꼬막 조림을 맛보고 싶어진다.

 

곳곳에 있는 웃음 포인트 중 땡초전에 얽힌 이야기는 정말 재밌다. <토지>의 별당아씨가 산에 핀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문장을 떠올리며 저자는 땡초전을 먹으면서 있지도 않은 연인을 향해 멘트를 날렸다고 한다.

밭에 땡초가 열릴 텐데요……그 땡초 따 땡초전을 만들어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p.56)

 

얼마나 멋진 조합이 탄생할지 그 기대만으로도 목젖이 바르르 떨려온다. (p.67)

 

각자의 혀에는 각자가 먹고 살아온 이력이 담겨 있다. 그래서 혀의 개성은 절대적이며, 그 개성은 평균적으로 봉합되지 않는다. (p.136)

 

우리가 먹는 얘기를 그토록 끈질기게 계속하는 이유는, 먹는 얘기를 도저히 멈출 수 없는 까닭은, 그것이 혀의 아우성을 혀로 달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혀의 미뢰들이 혀의 언어를 알아듣고 엄청난 위로를 받기 때문이다. (pp.139~140)

 

“‘술과 음식이라고 하면 안 되고 술과 안주라고 해야 합니다. 저에게 그 둘은 달라붙어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데, 그 둘에 제가 또 들러붙어 삼위일체가 되어야 비로소 의미가 발생합니다. 개인으로서는 술에 약간 중독돼 위험하고, 작가로서도 술 먹고 깨는 시간이 점점 오래 걸려 역시 위험합니다. 하지만 평생 이 정도의 위험은 감수하고 살고 싶습니다. 위험은 언제나 의미를 낳기 때문입니다.” (p.230)

-내가 감수하고 살고 있는 위험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도 그것의 의미를 느끼며 살아가고 싶은 걸까. 고민하게 되는 작가의 말이다.

 

@hanibook 한겨레출판의 하니포터9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술꾼들의모국어 #권여선 #한겨레출판사 #하니포터 #하니포터9#에세이 #음식에세이 ##책추천 #안주일체 #꼬막조림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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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도시의 선택 - 자기다움으로 혁신에 성공한 세계의 도시
최현희 지음 / 헤이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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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죽어가고 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한다. 특히 지방 도시 소멸이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어떤 장소였으면 좋겠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고 살고 있다. 한 번도 서울을 떠나서 살아본 적 없는 서울 토박이다. 복잡한 도심이 싫으면 도시 밖으로 여행을 갔는데 내가 사는 도시와 주변의 도시들을 떠올려 보니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의 삶은 과연 풍요로운가. 재건축이라는 현수막이 아파트마다 내걸리고 서로 자축하며 미리 축포를 쏘아대는 이곳은 과연 저자가 말하는 문화적 가치와 경제적 성장, 사회적 결속이 있는 살아 있는 도시인지 질문이 든다.

 

어떤 도시이면 좋을지 궁금증에 드는데 저자가 말하는 사람들의 삶이 풍요로운 도시가 되려면 도시혁신이 필요하다고 한다.

 

도시혁신에 성공한 여러 도시가 가진 공통적인 필수 요소는 문화 예술적 자산, 지역사회의 참여를 이끄는 조직화 작업, 규정과 법규 등 행정적 지원, 관광객과 방문객 유치를 위한 활동을 꼽을 수 있다.

 

도시혁신에 성공한 예로 4개의 도시를 소개한다. 도시의 오래된 흔적을 정체성으로 살려낸 리틀 아일랜드, 한때 풍요로웠으나 사라질 뻔 도시였던 리버풀은 비틀즈의 도시로, 2의 실리콘밸리로 음악 축제를 통해 거듭난 오스틴, 산업폐기물 집산지에서 현대 미술의 섬으로 거듭난 나오시마를 소개한다.

 

이들 도시가 다시 활기차고 사람이 찾는 도시가 되는 과정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의 바탕에는 공통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있다. 창조성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활동과 함께 기업과 민간 단체, 도시민들이 함께할 때 혁신이 가능했다.

저자는 문화예술을 바탕으로 하는 창조 도시 구축은 도시의 경제 규모, 고용, 세수 등을 결정할 만큼 비중이 커졌음을 강조한다.

 

국내의 예로서 대전의 성심당은 랜드 마크가 되어서 하나의 로컬브랜드로 대전을 문화도시로 인식시킨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연간 8만 명이 방문하는 수제 햄버거집 ㅁㅁㅎㅅ가 있다. 강원도 양양은 서핑의 성지로 전국 서핑 인구의 45퍼센트가 양양을 방문한다.

 

최근 인친들이 많이 사는 도시 전주를 여기에 보태고 싶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사랑하는 책방과 도서관의 도시 전주는 도시혁신의 아이콘으로 손색이 없다. 꼭 방문하고 싶은 도시이다.

 

이들은 지역 고유의 매력으로 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하여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사회에까지 확장되어 풍성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기초가 된다고 한다. 이는 결국 자기다움에서 도시의 혁신은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내가 사는 지역 노원구의 문화 생태계를 소개하고 싶다. 공리단길, 경춘선 숲길 등엔 주말이 되면 길에 사람이 가득 찰 정도로 유입되는 인구가 많다. 예쁜 길을 걷다가 들러볼 수 있는 독립책방 @illruwa2 , 프라이빗 라이브러리 @library.with.you , 숲길 따라 있는 카페들, 베이커리, 국수거리까지 하루가 모자랄 정도다. 올해 있었던 커피 축제엔 발 디딜 틈 없는 인파가 몰렸었다.

 

여기는 사람이 사는, 사람의 발길이 머무는 곳이다. 이런 곳이 더 많이 모여서 이 도시가 살맛 나는 도시가 되면 좋겠다. 어쩔 수 없이 사는 곳이 아닌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길 말이다.

 

여러분이 사는 도시의 자랑거리가 있나요?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kali_suzie_jin @heybookscg

 

#사랑받는도시의선택 #최현희 #헤이북스 #사회과학 #경제경영 #도시혁신 #자기다움 ##책친구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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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목적 - 베일리 어게인
W. 브루스 카메론 지음, 이창희 옮김 / 페티앙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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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태어났는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인간은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지금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개가 있다. 바로 그 개! 맞다. 멍멍! 생각하는 개 이야기다.

 

영화로 만들어진 <베일리 어게인>의 개정판 소설이다.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을 때 뻔한 내용의 개와 인간의 사랑, 신파를 많이 넣었겠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들과 보다가 내가 더 펑펑 울었다. 나는 이 뻔한 이야기에 왜 울고 감동 받았나. 그것은 우리의 삶에 깃들어있는 가장 중요하고 보편적인 질문이어서가 아닐까싶다.

 

베일리는 4번의 삶을 통해 영혼의 단짝 에단을 사랑한다. 전생을 기억하고 환생해서도 에단의 냄새를 잊을 수 없다. 개이니 더욱!

 

개는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당하기도, 에단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경찰견으로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삶에 목적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한 번 태어나 강아지가 되어 삶에 대한 질문에 맞닿는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개생도 인생만큼이나 굴곡지다.

 

? 왜 나는 다시 강아지가 되었을까? 왜 개로서 내가 해야 할일이 있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르는 걸까? (p.61)

 

이번 생은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태어나다니.

에단을 다시 만나 한나와 만나게 해주고 에단의 마지막을 함께 한 베일리는 과연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날지 궁금하다.

 

사노 요코의 <백만 번 산 고양이>의 고양이는 여러 번의 환생 끝에 흰 고양이를 만나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 받고 환생하지 않는다.

 

이번 생에 내 삶의 목적은 조건 없이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벌어지는 것들을 떠 올려 볼 때 그것만큼 가슴 설레고 충만함을 주는 것은 없다. 베일리의 삶도 조건 없는 사랑이었다. 개의 눈으로 본 삶의 목적은 인간이 가진 것과 다르지 않다. 나에게 에단과 흰고양이는 무엇일까. 나는 지금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질문하게 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어. 나쁜 사람이 있을 뿐이지. 개들은 사랑이 필요할 뿐이라고.” (p.46)

 

뭘 하자고 개를 키우는 사람이 어디 있어?”(p.344)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kali_suzie_jin @petianbooks

 

#개의목적 #W부루스카메론 #이창희 #페티앙북스 #소설 #미국문학 ##책친구 #삶의목적 #사랑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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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김중혁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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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북페어에서 이 책이 조기품절 되어 작가가 직접 책을 싸 들고 군산에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책을 만나보니 검은 종이에 인쇄된 영화제목과 사진들을 보고 그 만듦새에 우선 홀딱 반했다. 읽으면서는 감명 깊게 봤던 영화들이 스쳐 지나갔으며 못 본 영화들은 어서 보고 싶게 만든다. 게다가 작가님의 손 메모까지 볼 수 있어 더 소중한 책이다.

당분간 책에 나온 영화들부터 보실게요.

 

작가가 초대한 중독적인 여행의 티켓을 사서 나는 떠나고 말았다. 우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봤다. 어지러운 가운데 그 거짓말은 진실인가?”라는 문장을 적어 보았고 영화의 내용에 대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같이 본 남편과 오래 얘기를 나누었다. 우문이지 않냐고 남편은 말했고 나도 그렇다고 답했다. 삶의 질문들은 정답이 정해지지 않았고 우리는 나만의 답을 찾아 살아가는 것이니 우리가 삶에 대해 하는 질문에는 현답이 없고 우문 일 수밖에 없다.

 

77편의 영화들을 김중혁식 영화 에세이로 경험해 볼 수 있는데, 저자는 영화 에세이를 쓰는 과정을 <패스트 라이브즈>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영화를 보고 메모를 하고, 더 깊이 생각하고, 조사를 하고 마무리까지. 과정을 읽고 완성된 글을 보니 이야기에 더 빠져든다.

나 이 영화 안보고 뭐했니...

 

코로나 팬데믹기간 중에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할 수가 없어서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독서모임은 숨통이 트이는 시간이었기에 다들 만나지 못함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왕 온라인 모임을 하는 거 영화 보고 얘기 나눠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한 달에 한 번은 책 모임, 한 번은 영화모임을 진행했다.

 

영화는 OTT로 볼 수 있는 영화로 정했고 당시 함께 나눴던 영화는 <내일을 위한 시간>,<휴가>,<미라클 벨리에>,<파르바나 :아프가니스탄의 눈물>,<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린 브로코비치>,<플로리다 프로젝트>,<아들>...등 적어 보니 꽤 여러 편이다. 주로 토론하기 좋고 질문거리가 있는 영화로 골랐는데 영화 토론을 하다 보니 모든 영화는 질문거리가 있고 보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 색다른 질문거리들이 있었다.

 

저자는 영화는 내게 계단이고, 통로이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를 통해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고 싶다. 영화는 내게 목적지가 아니라 환승역이다.’(p.14)라고 말한다. 당시 우리들도 영화를 통해 팬데믹으로 인한 답답함을 잊고 영화 속 세계에 빠져 그 안의 삶을 들여다보고 같이 나누며 다시 돌아올 일상을 희망했다. 일상이 우리에게 돌아왔을 때 영화관에서 만나 영화를 보던 첫날이 떠오른다. 함께 같은 공간에서 숨 쉬고 말하고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던 그때가.

 

이처럼 영화는 우리는 어디로든 데려다주고 다른 이의 경험을, 이야기로 들려주고 보여준다. 영화 에세이 속에 있는 다양한 세계로 내던져지고 싶다. 작가님이 말하는 것과는 또 다른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우선 영화를 보고 한 문장이라도 적어 봐야겠다. 함께 나눌 친구가 있다면 더 좋고.

 

@anonbooks_publising 안온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영화보고오는길에글을썼습니다 #김중혁 #안온출판사 #영화에세이 #에세이 #영화 ##책추천 #hongeunkyeong

 

소설과 영화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때 세계를 바라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어떤 이야기를 줄이거나 없애고, 어떤 이야기를 추가했느냐에 따라 창작자의 세계관을 엿볼 수도 있다. 하나의 사실에 더 많은 이야기가 추가될수록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더욱 넓어진다. 우리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p.129)-<라이프 오브 파이>

 

수십 년 동안 글을 쓰는 작가로서 글에 마음을 담는 비법을 소개해보겠다. ‘따뜻한 감성과 차가운 지성을 한 컵에 서로 섞이지 않게 해서 나란히 담고, 풍미가 있는 문장을 젤리 형태가 되도록 잘 다듬고, 그 안에 작은 은유들을 만들어 읽을 때 뇌 속에서 톡톡 터지게 하고, 한 시절을 동결 건조한다.’ 요리나 글쓰기나 마음을 담는 일은 언제나 참 힘들다. (p.482)-<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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