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그리고 가정 - 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기나긴 여정, 2023 노벨경제학상
클라우디아 골딘 지음, 김승진 옮김 / 생각의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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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기나긴 여정

 

남녀 사이에 페이갭을 줄이기 위해 저자는 더 깊이 근원을 찾아들어가는 문제에 이름을 붙인다. ‘탐욕스러운 일이다. 페이갭의 원인을 젠더에서 보는 것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로 본다.

 

성공적인 커리어와 행복한 가정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커리어에 투자할 것인가,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릴 것인가. 이러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추척해 본다. 대학 졸업자들을 기준으로 여러 시대에 걸쳐 여구해온 결과를 보게 된다. 사회에서 성공한 여성이면서 가정도 가진 여성들은 그 시기를 힘들었으나 그래도 하라고 한다. 그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모습과도 닿아 있으므로 씁쓸하다. 여성의 커리어를 위해서 남성이 희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성평등과 부부간 공평성을 이루기 위해 시스템을 바꿔야 할 때가 도래하였음을 저자는 말한다. 그 답을 저자는 노동이 구조화되어 있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유연한 일자리가 많아져야 하고, 돌봄 제공자들을 더 지원해야 함을 말한다. 최근 읽은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그것과도 닿아 있어 돌봄이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되어야 함을 느끼게 해준다.

 

편견이 많은 관리자와 회사를 없애고 여성이 더 경쟁적이 되도록 독려하고 여성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고 다른 이들이 얼마를 버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직종분리를 모조리 없애는 것을 해도 성별 격차 해소에 비중 있는 효과는 내지 못한다. 결국 육아의 책임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와 일터에서의 유연성을 갖는 것이 야기하는 금전적비용 즉 돌봄의 비용이다. 이 비용이 클수록 부부는 공평성을 포기하고 한 명이 가정에서 책임을 맡게 된다. ‘탐욕스런 일자리가 매우 높은 임금을 주지 않게 되고 유연성 있는 일자리가 더 생산적이게 되어 높은 임금을 준다면 어떨까. 우리는 그런 사회로 갈 수 있을까. 돌봄 노동을 인정하고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서로의 공평한 시간을 갖게 되는 날이 온다는 건, 여성끼리의 연대로만은 이뤄지지 않을 미래의 이야기다. 시스템안에서 사는 우리들의 생각이 바뀌면 시스템이 잘 못 됐다고 바꿀 수 있을까. 저자가 말한 노동과 돌봄의 재사고가 우리 세대에 가능할지, 시간이 문제라는 저자의 말에 기대와 우려가 같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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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스페인어라고? - 모르고 쓰는 우리말 속 스페인어,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홍은 지음 / 이응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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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5, 스페인에서 510년 동안 스페인어를 배운 저자의 스페인어와 사람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가 모르고 썼던 단어들이 스페인어였다는 거!!! 저자는 서울에서 정거장이라는 뜻의 라 빠라다라는 공간을 열어 도예를 하면서 스페인어 강좌를 열고 스페인어권 사람에게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삶을 사는 중이다.

 

조금씩 쌓아 그란데를 만드는 삶과 한 번에 그란데를 취해 조금씩 음미하는 삶 중 어느 쪽이 더 나을까. 아마도 각자 만족감을 느끼는 지점에 따라 기쁨의 정도도 저마다 다를 테다. 진정한 만족은 자신에게 얼마나 적당하고 알맞은가에 달렸으니까. (p.26)

 

스타벅스의 473밀리리터 용량-그란데 , 591밀리리터-벤티, 887밀리리터 트렌타 모두 이탈리아어다! 정작 스페인은 이렇게나 대용량 커피를 안 마신다는 거.

 

스페인의 단맛인 츄파춥스의 어원도 재미있다. ‘빨다의 추파르에서 춥스로 춥스를 빨아요라는 광고 문구를 만들면서 츄파춥스가 되었다. 사탕의 윗면의 강렬한 로고는 당시 사장의 친구였던 살바도르 달리가 맡았다. 편의점에 가면 다양한 츄파춥스를 볼 수 있는데 그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아이 덕에 항상 고르는 재미가 있다. 종류가 1백 가지가 넘는다고 하니 시간 될 때 다양한 맛의 세계에 빠져보시길. 인생의 쓴맛 가운데 잠시 단맛으로 쉬어가자.

 

재미있고 의미 있는 스페인어를 보며 저자의 인생의 두 번째 이름으로 요미로 Yo Miro 라는 이름을 생각했다고 한다. ‘자신을 잘 아는 삶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Yo’, 미로Miro들여다 보다라는 뜻이다. 나를 들여다 보다. 멋진 이름이다. 이름을 짓고 그 이름이 불리 운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강한 염원이 담긴 것이다. 나의 이름을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M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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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사랑
고수리 지음 / 유유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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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나 왈칵 눈물이 나왔는지 모른다. 다정한 글 속에 있는 저자의 모습에 흐릿한 사랑을 가진 내 모습이 비쳐서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아이들인데 내게 달려들어 사랑한다 말하고 매일 안아달라 해서 힘들다고 생각했다. 왜 우리 애들은 유난히 이럴까. 애정결핍인가도 생각하고 나의 육아가 잘못됐었나 고민했다. 나를 아직도 차고 넘치게 사랑해주는 아이들을 이렇게 생각했던 내가 못나게 납작하다. ‘안아준다안겨온다로 결국 안아보았다로 변할거라는 저자의 말에 나는 눈물이 났다. 아직 아이들이 안겨온다. 엄마보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 안아보았다가 오기 전에 이제 내가 안아주고 안겨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 안아줘!”라고. 우리 바래지지 말자.

 

아이를 안아준다였다가, 아이가 안겨온다’. 그러고는 결국 아이를 안아보았다로 변해 가는 걸까. 엄마에게 안아준다는 말은 이토록 아리게 바래버리고 마는 말인 걸까. (p.112)

 

달걀이 떨어지면 큰일 나는 집. 우리 집이다. 달걀이 얼마나 남았는지 체크 하는 남편 어디 있나요? 달걀이 얼마나 남았냐고 문득 물어보면 당황한다. 얼만큼 남았다고 하면 , 사야 겠네한다. 그러면 다음 날 퇴근길에 달걀을 3~4판 사 들고 온다. 통에 가지런히 정리한다. 먼저 먹을 거, 좀 있다가 먹을 거. 통에 정리하고 마치 자신의 할 일을 무사히 다 마친 사람처럼 흐뭇해하며 냉장고 문을 닫는다. 어릴 적 달걀을 엄청 좋아했다고 한다. 자신은 원 없이 달걀을 먹고 싶었는데 가난한 살림에 그러지 못했다고. 한창때는 15개를 삶아서 한 번에 다 먹었노라고. 그의 사랑은 달걀이다. 아이들과 내게 달걀이 부족하지 않게 하는 것이 그의 사랑이다. 오늘도 그의 사랑은 달걀 한판을 넘겨서 가득하다.

 

다정하고 따스한 또 아릿하기도 한 고수리작가님을 만나서 나는 너무 가슴이 뿌듯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한 번 더 생각하고 바라보고 사랑이 이런거야 라고 충만하게 느낀다. 누군가에게 올겨울 꼭 선물하고 싶은 책 <선명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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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 다 타버린 마음을 끌어안고 사는 당신에게
나우주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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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지났으니 생일이다. . 생일선물인가. 자다 말고 일어나 앉아서 남편과 대화(?)를 시작한다. 모진 말을 던져서 아프게 하는 것보다 상대를 배려하느라 고르고 고른 말들이 더 아프게 다가올 때도 있다. 배려하다가 나를 잃어 버린다. 부부라는 미명하에 항상 배려하고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려 하는 중에 상대의 시간을 빼앗을까 조심하는 배려로 인해 내가 곪아 터진다.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간다는 책임이 어깨를 무겁게 가슴엔 돌덩이를 얹은 듯 무겁다. 애정 갈구형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안아 달라는 요구에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이것이 진정 감정노동인가.

 

어디서부터 잘못 됐을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앞으로는 어떻게 바꿔야 하나 하는 서로 다른 사람이 같은 침대에서 고민한다. 정답은 없지만 답은 찾을 수도 있다. 부부사이에도 번아웃이 온다면.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한 함께죽을 끓여 먹어야 할까. 이제 사랑죽은 좀 힘든데 말이다. ‘토닭토닭. 오늘도 죽 쑤는 하루지만 함께 살아냅시다.’의 구절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지친 나에게 찾아온 얇지만 묵직한 책.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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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 헤리티지 - 공단과 구디 사이에서 발견한 한국 사회의 내일
박진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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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동에서 태어나 24년째 구로동에 사는 저자의 <구로동 헤리티지>이다. 구로공단, 디지털 단지, 중국인을 떠오르게 하는 구로동이라는 말을 관통하는 그곳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이렇게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도시의 변방인 구로동을 걸어가 본다.

 

저자가 언급한 수출의 다리를 건너 본 적이 있다. 수출 경제의 중심이었던 구로공단을 상징하는 다리 아닌가. 그런 수출 경제의 뒤에는 인권이 무시된 노동의 착취가 있었다. 지금은 디지털 단지가 되어 또다시 노동의 현장이 되어 예전 구로공단의 모습과 닮아있음을 말한다. 또한, 중국인들의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것. 영화 <경찰 수업> <범죄 도시>를 통한 구로동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나날이 증가하는 이민자들에 대한 불안과 공포, 그리고 혐오가 구로동을 대하는 시선에 담겨 있음을 염려한다.

 

저자는 제조업에서 첨단 산업으로의 전환, 첨단 산업에 대한 환상과 현실, 그리고 이민자들의 점진적인 증가 모두 한국 사회가 21세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마주한 주요 변화들이며 구로동은 이 모든 것의 최전선이라고 말한다.’ (p.229) 이는 구로동이 변방과 중심이 만나는 교차로에 자리했으므로 가능했다고 한다. 구로동이라는 역사와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어제와 오늘 또 내일을 그려 보는 시간이었다. 노동과 인권, 차별, 다문화 등 한국 사회의 문제들이 직면해 있는 문제들을 구로동을 통해 보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알게 된다.

 

저자가 사랑해 마지 않는 구로동과 내가 알던 구로동이 충돌하여 나는 구로동에 매료되었다.

 

서울의 중심부가 아닌 변방의 이야기인 구로동을 보며 나 역시 서울의 변방인 노원에 살고 있어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저자가 처음 구로동을 살필 때 지도를 보고 구로동이 어디에서 어디까지 보고는 놀랐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사는 지역의 지도를 본 적이 있는가? 노원구는 강북구, 도봉구, 중랑구,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 구리시 등과 맞닿아 있다. 노원구는 계획된 아파트 대단지 밀집 지역이라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이 가능한 기업이나 병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재건축에 달떠 있는 동네이다. 동네를 걷다 보면 재건축 00 허가등을 경축이라 붙여놓은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경춘선 폐선부지와 기찻길을 공원화하여 걷기 좋은 산책로가 있어 자주 걷는 것에 만족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의 동네를 찬찬히 자세히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노원을 사랑하는가라는 질문부터 해본다.

 

, 마라탕 얼리어답터인 저자가 마라탕 맛집 정보를 안 알려줌.

남구로시장에 많을 것 같다. 내 찾아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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