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 - 다 타버린 마음을 끌어안고 사는 당신에게
나우주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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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지났으니 생일이다. . 생일선물인가. 자다 말고 일어나 앉아서 남편과 대화(?)를 시작한다. 모진 말을 던져서 아프게 하는 것보다 상대를 배려하느라 고르고 고른 말들이 더 아프게 다가올 때도 있다. 배려하다가 나를 잃어 버린다. 부부라는 미명하에 항상 배려하고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려 하는 중에 상대의 시간을 빼앗을까 조심하는 배려로 인해 내가 곪아 터진다.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간다는 책임이 어깨를 무겁게 가슴엔 돌덩이를 얹은 듯 무겁다. 애정 갈구형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안아 달라는 요구에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이것이 진정 감정노동인가.

 

어디서부터 잘못 됐을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앞으로는 어떻게 바꿔야 하나 하는 서로 다른 사람이 같은 침대에서 고민한다. 정답은 없지만 답은 찾을 수도 있다. 부부사이에도 번아웃이 온다면.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한 함께죽을 끓여 먹어야 할까. 이제 사랑죽은 좀 힘든데 말이다. ‘토닭토닭. 오늘도 죽 쑤는 하루지만 함께 살아냅시다.’의 구절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지친 나에게 찾아온 얇지만 묵직한 책. <변덕 마녀의 수상한 죽 가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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