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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의 위로 - 해야 하는 일 사이에 하고 싶은 일 슬쩍 끼워 넣기
김지용 외 지음 / 아몬드 / 2024년 7월
평점 :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 중 아래의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 이가 과연 있을까.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 퇴근 후나 휴일에도 마음 편치 않은 사람, 계속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느낌과 타인과 비교하는 마음에 쫓기는 사람,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유 모르게 공허한 사람, 내 삶을 사는 것 같지 않은 사람, 너무 지치는 이 삶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 (p.21)
이런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길. 저자는 ‘해야 하는 것’으로만 가득 찬 삶에 ‘하고 싶은 것’도 제발 조금만 끼워 넣어보자. (p.58)고 말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라는 말이 어느새 익숙하다. 너무 자주 들어서 일까. 과연 있는 그대로의 나는 진짜 무엇일까.
보여지는 모습의 나가 있는 그대로의 나가 되어버린 지금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모른 채 벌써 40년을 훌쩍 넘겨 살아가고 있다. 내가 일을 할 때와 그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어떤 표정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나를 돌아봐야 할 때이다.
밖으로부터 씌워진 페르소나가 어느새 나를 이루는 주 페르소나가 되어버려 그것에 맞추어 살다 보면 진짜 나는 어떤 것이었는지 잊게 되는 것은 아닐까.
너무 열심히 살아서, 기대에 부흥하려고, 더 웃고 다정한 사람이 되는데 정작 혼자 있을 때는 ’침묵은 금‘이라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지는 않은가.
이 지나친 ‘열심’의 모습은 우울증의 결과이기에 앞서 원인이기도 했다.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도 자주 듣는 단어는 ‘공허함’이라고 한다. 비어있는 것 같다고, 껍데기로 사는 것 같다고, 내 인생을 사는 것 같지가 않다고 말한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충만감이 아닌 공허함을 느끼는 걸까?
책 속에는 저자가 만난 강다솜, 서미란, 김태솔이 있다. 그들이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을 들여다보며 나 역시 지금의 내가 진짜 나인지, 나의 촘촘한 일상에 무용한 일들로 채워지는 ‘빈틈’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이렇게 직진만 하다가 우리는 무너져버릴지도 모를 일. 잠시 쉬어가는 것 또한 내 삶의 길이긴 마찬가지다. 남편과 함께 서울 ‘간짜장 맛집 도장 깨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갑자기 시작된 우리의 도장깨기의 기억은 지금도 가끔 우리를 웃게 만든다. 물론 그때의 소중한 기억과 함께 살은 남았지만!
가장 스트레스 받을 때 무엇을 하는지, 안전하고 건강한 ’생각 끊기‘를 통해 저자는 나를 지켜낼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의 생각 끊기는 운동이다. 하루 중 일정 시간 센터에 가서 운동을 하고 땀을 내면 오히려 더 에너지가 생기는 기분이다. 조금씩 건강해지면서 골몰했던 생각들도 잠시 쉬어가면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었던 경험이다. 지혜롭게 내 삶을 이어가는 방법을 다정한 말로 건네는 책 <빈틈의 위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