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 전,동북지방 지진이 일어나기 몇 해 전 도쿄 가족여행을 했다. 여행 전 준비가 부족한 탓에 아쉬움을 많이 남기고 돌아왔다. 그 후 다시 일본 여행을 몇 차례 계획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우리 가족의 일본 여행에 관한 기억은 돈가스, 흰 쌀밥, 편의점 도시락, 100엔 버스, 바람부는 오다이바와 유리 카모메 정도에 그친다. 지금은 일본 여행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언젠가 다시 방문해서 찬찬히 그리고 야무지게 기억을 채우리란 바람을 가져본다.

 

어릴 적 소니사의 워크맨을 가진 친구들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정도라 코트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버스에서도 테이프를 되감기하며 영어공부를 하는 친구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얼마 되지 않아 초기제품보다 더 얇아지고 가벼워진 워크맨을 구매했다. 스테인레스 재질이라 나름 차가운 빛을 띠고 있어 그 멋에 오래된 잡동사니 상자에 보관중이다.

 

이래저래 우리나라는 일본 문화와 가깝게 살아 왔다. 일본의 사회제도나 관습이 우리 문화 속에 알게 모르게 퍼져 있었기 때문인지 일본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히사이시 조의 음악, 드덕을 양산하는 일드, 덴뿌라 우동, 온천여행과 코다츠니 이런 것들은 우리에게 익숙해진 대표적인 일본문화이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둘러보고 학업과 직업 관련 일본에 체류했던 경험과 감상을 엮은 일본한정 수필집이다. 저자는 이른 아침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책을 즐기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른 여행지에서 장인이 만든 우동으로 일본인의 쏘울 푸드에 공감했던 기억을 공유해준다.

 

전통과 장인 정신의 정점이라 할 만한 료칸 체험은 크게 마음에 와 닿지는 않는다. 극진한 대접보다는 깨끗이 세탁된 침구면 족한 나로서는 성스러운 의식처럼 이부자리를 봐주는 행위가 부담스러워 보인다.

 

작가가 소개해준 다른 책들을 통해 일본인의 언행과 사고방식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유익했다. 조그마한 것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나, 무뚝뚝함으로 포장된 장인의 자부심이 더해진 음식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