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관예우 보고서 - 법조계의 투명가면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20년 2월
평점 :
2011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재임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은 대다수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누구보다 엘리트이며 공정정대하다고 믿고 있는 법원의 수장이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을 추진 중이었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박근혜 행정부와 사법거래를 했던 사건이었다.
저자는 변호사로서 2005년 아파트 건설 부지로 토지 매매계약 사건을 수임하였다. 상대는 유명한 건설기업 H건설이었다. 2005년부터 시작된 1심, 2심 재판과 상고, 재심청구 등 2019년의 재심기각까지 15년에 걸친 H건설과의 재판 과정을 증거 자료와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저자가 재판에서 느꼈던 판사, 검사들의 전관예우, 조직논리가 있었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전관예우는 전직 판사 출신의 변호사가 판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상을 말한다. 조직논리는 법관의 양심보다는 상관, 법원 조직의 논리에 순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한 사건의 진행을 꾸준히 겪어 오면서 전관예우와 조직논리가 의심되는 판결에 대해 증거자료와 논리적인 전개로 독자를 설득하고 있다. 재미있는 말 중에 대법원에 상고하고 심리가 될 가능성을 높이려면 대법원 판사를 지낸 변호사의 도장이 필요하며 도장값으로 3천만원이 든다고 한다. 저자도 들은 얘기지만 사실이라면 판사도 자기 팔은 안으로 굽는구나 탄식이 나온다.
재판에서 재판장과 두 명의 판사들이 공정하게 판결을 내리는데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의 배심제를 예로 들면서 상식적인 국민이 참여해서 직업 판사들이 잘못 내릴 수 있는 판결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한다. 배심제와 더불어 일반 국민에서 선출된 참심원이 재판과정에 판사와 등동하게 참여하여 재판권한을 행사하는 참심제도 거론한다. 사법농단을 겪은 국민으로서는 법원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감시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