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 - 경쟁의 낡은 원칙 깨기
홍선표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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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개봉된 명량은 1,660만 명을 동원하며 1,279억 원을 벌어들여 아바타 이후 최다관객과 수입 기록을 갈아치웠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이순신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 13척이 명량에서 일본 수군 300척 이상을 격퇴한 해전이었다. 비록 일본 수군의 전력이 압도적이었으나 이순신 장군은 우리 수군에게 유리한 판인 울돌목으로 유인하여 일본 수군을 대파하였다.


2,500년 전에 만들어진 손자병법은 1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 태종 이세민은 13편 모두 6번째 허실 편에서 다루는 내용에서 벗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허실 편의 주된 내용은 바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을 끌어들이지. 적에게 끌려가지 않는다'라고 한다. 결국 저자의 책 제목처럼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와 일맥상통한다.


저자는 23 개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각 인물이 주도권을 놓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유리한 판을 어떻게 만들어 나갔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물로는 칠갑농산의 이능구 회장, 하늘농가의 고화순 대표를 들고 있다. 사례로 대기업 회장들이 주로 나오는 일반 책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이능구 회장은 국수, 떡국, 떡뽁기 등 간편요리제품의 보관 기간을 늘리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 확보했으면서도 독점하지 않고 다른 경쟁업체에게도 공개한다. 시장을 크게 만들어 매출을 늘리는 혜안을 지닌 사람이라 더욱 존경스럽다.


뉴스에서 접한 독일의 총리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협상력 그리고 과거를 철저히 반성하는 그녀의 진솔함으로 빛나는 인물이다. 하지만 동독 출신이면서 여성 물리학자였던 그녀가 15년 동안 독일의 총리로 재임했다는 사실을 안 순간 남보다 비범한 전략과 실행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느껴졌다. 저자는 승자를 만나야만 기회가 생긴다. 성과로 자신을 증명하라, 결정적 한 방, 기습적으로 치고 나가라. 세가지를 말한다. 자신을 정치인으로 키워 준 헬무트 콜 전 수상과 기민련 당수인 볼프강 쇼이블레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을 기회로 그들을 비난하는 컬럼을 언론에 배포하고 권력을 잡았다. 살무사의 어원이 생각나게 하는 그녀의 행동은 우리나라 정치인의 철새 행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최근에 임원 면접을 보면서 회장님이 만족하는 대답을 하지 못해 후회하던 차에 이 책을 보면서 유리한 판을 만들지 못하고 질문에 끌려다니다가 주도권을 놓친 것이 원인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회는 다시 오기 힘들겠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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