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아, 너를 믿지 못하겠다
석필 지음 / 창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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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나 사회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나조차도 우리 아이들이 학교 시험을 잘 보지 못했거나 각종 시험에서 낙방할 때도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서 이런 말을 자주 했던 것 같다. 치열한 세상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고 인생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군대에서 자주 들어왔던 "할 수 있다"는 말을 남발했다. 


저자는 누구나가 하기 쉬운 긍정적 사고가 주는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극단적인 사례를 보면 긍정적 사고가 본인의 충분한 준비와 노력없이 요행을 기대한다거나 하나님에게 기도하면 꿈을 이루어주실 거라 믿는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할 수 있다. 저자는 긍정적 사고에 의한 망상에 돌입하면 현실 파악 능력을 상실하고 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한다. 도박의 잃었던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막무가내로 판돈을 걸다가 폐가망신하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긍정적 사고의 부작용은 인간 본연의 인지적 편향과 관계가 있다. 인지적 편향은 비논리적 추론에 따라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편향이다. 처음 접하는 정보에 지나치게 좌우되는 기준점 편향, 타조가 땅에 머리를 파묻는 것과 같이 위험하거나 부정적인 정보를 무시하는 타조 효과, 안정화 편향, 확증 편향 등 여러가지가 있다. 안정화 편향은 미래의 학습으로 얻어질 유익함이나 기억의 망각으로 인한 고통보다는 자신의 기억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생각하는 성향이고 확증 편향은 자신에게 이미 존재하는 어떤 믿음이나 가설을 확인해주는 정보를 찾고, 설명하고, 선호하고, 또 기억하고자 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저자는 긍정적 사고가 이런 인지적 편향에 매우 취약하다고 확언한다. 그러므로 긍정적 사고와 더불어 부정적 사고 또한 같이 해야 한다고 한다. 부정적 사고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그 때의 충격에 대비해 미래를 설계하도록 유도한다. 인간이 적절하게 판단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균형이 필요하다. 부정적 사고를 통해 적정한 공포와 걱정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적정한 스트레스는 다가올 미래를 좀 더 철저하게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최상의 결과를 성취할 수 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짧은 한마디 보다는 인지적 편향에 빠지지 않도록 최악의 시나리오도 상정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긴 한마디가 휠씬 나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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