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지 않고도 취한 척 살아가는 법 - 일상은 번잡해도 인생은 태연하게
김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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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별명이 백발두령이다. 젊었을 때부터 그 별명으로 불렸다면 동시대의 사람보다 머리가 일찍 하얗게 세서 그럴 수 있고 중년부터 불렸다면 검은 머리가 거의 없어서 온전히 하얀 머리를 본인의 스타일로 즐겼을 것 같다. 또한 문학전문지 "PAPER"의 창간 발행인이기도 하고 뭔가 술을 좋아하고 호탕하면서 시원하고 리더십이 강한 성격의 소유자라서 두령으로 불리지 않았을까?


저자가 쓴 에피소드가 모두 재미있다. 일상에서 일어난 일을 솔직 담백하게 표현한 것도 그렇고 위트있게 중간 중간 웃음을 유발하는 문장도 그렇고 인생의 경험을 가식없이 표현했다. 21세기가 원해서 사표를 썼다는 저자, 외로움과 슬픔에 젖어 고독을 씹는 자신을 위해 위스키와 양주를 사서 독한 술로 외로움을 몰아낸다는 저자, 죽기 30일전에 장례식을 소극장에서 하고 싶다는 저자 등등  문학적인 발상이 너무 반가운 책이다. 저자가 있는 남산의 작업장을 찾아가 담소를 나눌 수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꼬냑을 몇 병을 사가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아드레날린을 듬뿍 발산하고 올 것 같아서 말이다.

세상을 살기에 재미있는 상상과 유머가 없다면 성공과 버킷리스트로만 살기에는 너무 따분한 듯하다.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저자의 유머스러움, 독백을 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문장들이 필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저자의 그림을 보긴 했으나 피카소의 그림처럼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의 글만큼은 귀에 속속 들어온다. 저자의 다른 책 "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도 기대가 된다.

저자가 쓴 에피소드마다 오늘의 BGM을 제공한다. 분명 에피소드에 어울리는 음악일텐데 에피소드마다 BGM을 일일이 찾아서 들어 보자니 감동은 더할 지언정 귀찮다 스마트폰에서 BGM이 들어간 웹툰을 보면 내용이 슬프든 기쁘든 더욱더 가슴에 감정이 일렁인다. 비록 책이지만 종이를 펼치면 자동으로 BGM이 나오는 기술이 나와서 다시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책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남겨 줄 문장을 찾았다. "나이를 먹으면 입은 닫고, 지갑은 벌리는 게 좋은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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