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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착하게 살아야 해 - 착한 척, 괜찮은 척하느라 지쳐버린 이들을 위한 위로
김승환 지음 / 북카라반 / 2020년 1월
평점 :
일을 하다보면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는다. 말은 하지 않고 잘 참다가 아니다 싶으면 나는 높다란 벽을 만든다. 만나는 자리는 가급적 피하고 만나더라도 물어보지 않는 이상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다. 점점 그 사람 주위 사람까지 벽을 늘린다. 어느새 무리에서 떨어진 나를 발견한다. 퇴근하면 심한 우울감과 소외감이 밀려와 술잔을 들이킨다.
저자는 MC나 상담 등 외부 활동을 좋아하는 듯 보이지만 저자가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거나 입은 마음의 상처를 표현하지 않고 참아내는 내향적인 성격이 미국의 무성 연기 배우 채플린을 보는 듯 하다. 저자의 주된 이야기는 바로 나에 있다. 책의 순서도 나를 알아가는 과정, 나를 위로하는 과정,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 타인과의 관계 성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장점은 풍부한 사례에 있다. 하나 하나 모두 진심이 담긴 저자의 상담 사례라서 책장 넘기기가 너무 쉬웠다. 늘 진솔한 얘기는 가슴을 울린다. 하나 하나 짧지만 감동적인 단편 영화를 수십 편 보는 듯하다. 그만큼 마음의 상처를 돌처럼 가슴에 매달고 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이면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할 거라 여겼지만 이로부터 발생한 많은 오해로 서로 힘들어 한다. 직장에서도 다른 사람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휘둘린다. 저자는 용서와 자존감 회복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용서는 상대방의 잘못을 너그러이 봐주는 행위라기 보다는 내 마음이 힘겹게 지고 있는 커다란 돌을 밖으로 던지는 행위란다. 생각도 마음도 나에게서 나온 것이니 내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나를 세상에 내던져버린 과거를 진지하게 반성하는 꾸지람으로 와닿았다.
내가 외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곧 내가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마음과 같다고 한다. 사랑을 하면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고 했다. 좋은 가정, 좋은 학력, 좋은 직장에 휘둘렸던 나를 사랑하고 용서해야 사랑하는 가족이 보이고 사랑하는 타인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