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좀 빌립시다! - 역사상 가장 흥미롭고 기괴하며 파란만장한 시체 이야기
칼린 베차 지음, 박은영 옮김 / 윌컴퍼니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들은 으례히 학생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신다. 그 중에서 기억나는 선생님이 하신 말씀은 이렇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서 힘들게 살다가 무연고 시체가 되어 의과대학 학생들의 해부용 시체로 이용되다가 조각조각 버려져서 영면하지 못할 것을 걱정해서 해준 말씀으로 기억한다.


저자는 작가이긴 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 그래픽디자이너로서 책 내용 곳곳에 적절히 삽화를 삽입해서 읽는 내용을 더욱 맛깔나게 표현하고 있다. 책 내용 자체도 평범하지 않다.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톤, 인상파 화가였던 반 고흐 등 들으면 알만한 역사 속의 인물의 살아온 이야기보다는 사후 시신에 일어난 이야기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편에서는 남아 있는 시신의 부위를 어디에서 보관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만약에 정말 눈으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유익한 정보임에 틀림없다.

뇌 좀 빌립시다 제목은 주인공은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아인슈타인은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큰 모양이었다. 그는 젊은 27세의 나이에 유명한 논문 3개를 냈고 그 중 광전효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일반인이라면 가장 유명한 과학자로 아인슈타인을 뽑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시신의 다른 부위보다 뇌를 갖고 싶었던 사람이 당연히 많았을 것이다. 그는 죽은 후를 걱정해서 화장을 원했지만 일부 의사들이 그의 뇌를 훔쳐 보존하였다. 덕분에 최근 연구 결과 좌뇌와 우뇌의 통로 역할을 하는 중앙의 뇌량의 부피가 일반인보다 두 배가 컸다고 하니 뇌가 남아았지 않았더라면 미스테리로 남았을 일이지만 죽은 아인슈타인은 이를 두고 다행으로 생각할지는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의 시신 문화는 서양의 그것과 많이 다른 듯 보인다. 전설의 고향에서 보면 남편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죽은 지 얼마 안되는 시체의 다리를 가져간 애기가 나온다. 하지만 귀신이 자신의 다리를 찾아 쫓아 온다는 이야기는 아무리 죽은 후라도 시신에 헤꼬지하면 천벌을 받는다고 믿었던 것이 우리 문화가 아니었을까. 소련의 지도자였던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북한의 지도자 김일성, 김정일 등 방부처리가 되어 영면하지 못한 것을 보면 저 하늘에서 통곡하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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