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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버려라! - 꼭 필요한 일에만 집중해 탁월한 성과를 내는 회사의 비밀
제이슨 프라이드.데이비드 하이네마이어 핸슨 지음, 우미정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잘난 놈 제끼고 못난 놈 보내고. 안경잽이같이 배신하는 새끼들 다 죽였다. 위 대사는 영화 타짜에서 늦깍기로 유명해진 곽철용의 대사다.
대부분의 SI 기업이 성장 지향적인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가로 경쟁업체 제끼기 , 무리한 요구사항 수용하기, 그로 인해 고객의 갑질 부추기기,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로 직원 좀비 만들기 등으로 IT업종은 3D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고객 특히 공공기관은 자체 예산을 줄이기 위해 업체에게 다음 사업 참여를 무기로 저가 수주를 강요하고 있다.
저자가 세운 베이스캠프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드는 독립 회사다. 대부분의 기업 이미지와 너무도 다르다. 기업도 하나의 제품으로 인식한다. 창업부터 직원들의 시간과 집중력을 보호하고 워라벨을 위해 지속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대표이사부터 세심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며 마치 소프트웨어 리팩토링을 통해 제품을 개선하듯 회사를 버전업하고 있다.
우리 모두 가족입니다 라고 감히 말하지 않는 회사, 휴가 간 직원에게는 회사 일을 전부 잊고 가족만 생각하라는 회사, 유급휴가 뿐 아니라 항공비, 숙박비를 포함한 여행경비를 5000달러까지 지원하는 회사, 사내 복지를 위해 무료 점심은 커녕 사내 수영장도 만들지 않는 이유가 회사에서 벗어나서 마음껏 휴식을 취하라는 회사, 주 40시간 준수도 모자라 1년에 3개월은 주 32시간으로 일을 줄여주는 회사, 일중독에서 벗어나라고 강요하는 회사 등 이런 회사가 가능하긴 한 거야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시기와 질투가 난다.
봉준화 감독의 '기생충'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3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의 품질뿐만 아니라 스태프의 인권이 무시되기 쉬운 영화 산업 현장에서 주52시간을 준수하면서 촬영한 봉감독의 노력이 더욱 빛이 난다.
소프트웨어 헬조선에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념이 없는 경영진, SW 강국을 만들자며 현실은 보지 않는 정책입안자, 갑질에 앞장서는 공공기관, 일중독이 성실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개발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