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뉴욕
이디스 워튼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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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의 중심지 뉴욕을 가 본 적은 없다. 1994년부터 시작해서 2004년까지 인기를 누렸던 미드 프렌즈를 통해 뉴욕 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긴 했다. 이디스 워튼이라는 여류 작가의  헛된 기대, 노처녀, 불꽃, 새해 첫날 등 4편의 단편을 올드 뉴욕이라는 한 권으로 묶어 출판했다. 이 책은 프렌즈 미드의 배경보다 훨씬 오래 전인 남북전쟁 이후부터 1900년대 초까지의 뉴욕 생활을 따라가 볼 수 있다.


헛된 기대에서는 그 당시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짧은 안목을 과시하던 뉴욕 상류 사회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미래에 유명해질 미술 작품을 알아보았던 레이시 가문의 한 청년이

그 당시 사회의 주류 작품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속에서 제외 당하고 비참하게 삶을 마감하게 된다.

노처녀에서는 정상적인 가문 간의 결혼을 통해 평범한 삶을 살았던 여주인공과, 사랑했지만 결혼할 수 없었던 남자의 딸을 낳은 사촌 여동생 간의 동거 생활을 통해 뉴욕을 살고 있는 여성들의 삶과 그들 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  

불꽃에서는 남북전쟁을 겪은 은행의 대표이사와 하버드를 갓 졸업한 젊은이의 우정을 통해 그들의 소소한 가정 생활과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새해 첫날에서는 자기를 죽는 날까지 보듬어주고 이해해준 남편을 너무도 사랑한 리즈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사교계의 비뚤어진 인식에 굴하지 않았던 뉴욕 여성의 충절을 느껴볼 수 있다.


여성 작가의 섬세한 묘사로 주인공들의 심리를 상세하게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건물이나 풍경 묘사는 한 편의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회화적이었다. 그 당시 뉴욕 상류 사회의 보편적인 생활과 허황, 그리고 여성의 삶을 진솔하게 느낄 수 있었다. 뉴욕은 영국을 비롯한 다양한 유럽의 문화와 미국의 실용적인 문화가 섞여서 뉴욕의 가문을 형성하고 그 가문 나름대로의 전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정유선 번역가님의 매끄러운 번역으로 저자의 감정표현을 그대로 읽을 수 있어서 추전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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