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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 아깽이에서 성묘까지 40마리 고양이의 폭풍성장기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3년 10월
평점 :

원래 고양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반려견을 키우면서
어느 순간부터 다른 동물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그중에서 길고양이가 가장 눈에 띄곤 했다. 그럴 수밖에..
아무래도 다른 동물들보다 길고양이가 가장 많이 눈에 띄니 말이다.
그리고 아마 그즈음부터 신기하게 고양이와 관련된 책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고, 꽤 여러 책을 섭렵하게 되었다.
그때 접했던 책들 중엔 이용한 작가님의 책도 여러권 있었다.
길고양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과
진짜 애정과 관심이 아니면 볼 수 없을 모습들을 담은
사진들과 히스토리는 감동적이었고, 인상 깊었다.
그래서 그의 책 소식이 들리면 당연하게 찾아보게 되었다.
이번 책은 고양이들의 비포&애프터를 담아낸 책이라
더 기대되고 궁금했다.



어린 아깽이가 몇년 후 변한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는다는게
왠만한 애정과 관심 없이는 해낼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비포&애프터 사진을 같은 혹은 비슷한 포즈로
잡아내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을지 상상도 안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성장을 한 현재의 모습을 보면 아깽이 시절의 귀여움이
그대로 투영되는 듯한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이 고양이가 이 고양이가 맞나 싶은 고양이도 있었다.
너무 뚱냥이가 되었네 싶은 고양이도 보이고..;;
성장의 신비란.. 인간이나 동물이나 참 알 수가 없다.


참 많은 고양이가 작가의 급식소를 거쳐 갔다.
그중에서 갑자기 사라진 고양이도 꽤 여럿이었는데,
죽어서 발견되지 않는 이상
작가는 실종 혹은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맞지.. 굳이 죽었다고 생각할 건 없으니 말이다.
좋은 일이 생겨서 가족의 품에 안기게 되었거나
조금 멀리 이주를 해서 자리를 잡았다거나.
못 보게 되서 서운하고 섭섭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게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100배는 낫다.

캣맘, 캣대디들이 가장 힘든건 사람들의 협박, 방해다.
사실 길양이들이 살던 땅을 사람들이 차지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길냥이들과의 공존을 싫어한다.
밥을 주지 않으면 오히려 쓰레기를 뒤져서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양이 밥을 주는 것조차 싫어하고 방해를 한다.
난 되려 그런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양이가 딱히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싫어하지만 말고
길생활을 하는 동물들과의 공존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산책을 하다가 길고양이들을 만나면 귀여워서
웃음이 나오고 인사를 하게 된다.
물론 고양이 입장에선 왠 인간이 무섭게 왜 서있나
싶어서 잔뜩 경계를 하고 도망가기 일쑤지만,
그런 모습조차 나는 귀여워서 웃음이 나곤 한다.
예전의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는 내가 지금 이렇게
변했듯 다른 사람들도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고단한 길생활로 오래 살지 못하는 길고양이들에게
좀더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주었으면 좋겠다.
비포&애프터 사진 덕분에 웃음이 절로 나왔고,
히스토리를 읽으면서 슬플 때도 있었지만,
여전히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엔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많은 길고양이들이 해피엔딩을 맞이하면 참 좋겠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되는 고양이들이 늘어나길,
배고픔에 시달리는 고양이들의 줄어들길,
작가님의 급식소 고양이들은 오랜 세월 행복하길..
마음 깊이 빌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