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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가서 생긴 일
최윤진 지음, 분주한 수달이(안희정) 그림 / 이상공작소 / 2023년 11월
평점 :

제목을 본 순간, 올해 첫 소풍을 다녀온 저희집 남매가 생각났어요.
첫째는 코로나로 인해 어린이집 때부터 소풍을 가본적이 없고,
코로나 끝나고는 기상악화로 취소되거나 아파서 행사에 참여
못하는 일이 잦다보니 내년 학교 입학을 앞두고 소풍이 처음이었어요.
소풍 도시락도 처음 준비를 해봤었더랬죠.
소풍을 다녀온 아이들은 신이 났었고, 재미있었고 즐거웠대요.
이런 즐겁기만 한 소풍에서 대체 어떤 일이 생겼다는 걸까요?
궁금해서 책이 도착하자마자 읽어봤어요.


토끼, 다람쥐, 곰, 여우. 숲속의 동물들이 소풍을 떠났네요.
신나게 준비를 해서 떠난 친구들에게 갑자기 돌풍이 찾아왔어요.
이 돌풍은 동물 친구들이 준비한 소풍 준비물을 몽땅
가지고 멀리 가버렸어요. 정말 순식간에 말이죠.

망연자실. 소풍이 망한 것 같아서 친구들은 울상이 되었죠.
하지만, 이내 동물 친구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소풍 준비물을
대신한 것들을 숲속에서 찾아냈어요.
침울했던 분위기는 금새 즐거움으로 바뀌었어요.
모두 합심해서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한 소풍은
처음 준비했던 소풍보다 더 재미있었답니다.
돌품이 가져간 친구들의 준비물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책이 도착한 날 잠자리 동화로 아이들에게 바로 읽어줬어요.
읽어줄 때마다 그림을 샅샅히 살피는 남매 덕분에
책 한권 다 읽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어요. 그런데....
우리 첫째, 끝까지 다 읽고난 후 왜 슬픈 책을 읽어줬냐 합니다.
'엥?! 이게 왜 슬픈 이야기지?!' 당황한 제가 물었어요.
어느 부분이 슬프냐고. 그랬더니 친구들이 물건을
잃어버려서 소풍이 즐겁지 않았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페이지를 펼쳐서 보여주면서 친구들은
준비물을 잃어버렸지만, 숲속에서 더 재미있는 놀이를
찾아서 더 즐거운 소풍을 즐기지 않았느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아니래요. 자기는 물건을 잃어버려서 속상하대요.
이야기를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구나 싶어서
또 신기하기도 하고 놀랐어요.
아이들의 세상은 역시나 허를 찌르는구나 싶어서요.
동화책을 읽어주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반응을
보여줄 때가 많아요. 그 이야기들 속에서 배우는 것도 많아요.
아이들 덕분에 생각의 틀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몇일 후에 다시 읽어줘도 같은 생각일지,
또 다른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네요.
곧 아이들에게 다시 읽어줘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