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문화사 살림지식총서 259
고형욱 지음 / 살림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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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나 소주, 양주 등의 술은 잘 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좀 마신다 싶은 술은 칵테일 맥주와 와인이었다. 와인 중에서도 텁텁함과 쓴 맛이 강한 레드 와인은 입맛에 맞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계열은 화이트 와인. 그 중에서도 아이스 와인 계열을 제일 좋아하는 편이고, 스파클링 와인도 내 입맛에 맞다. (누구는 어린이 입맛이라 하기도 하지만, 달달한 맛이 내 입맛에 맞는 걸 어쩌란 말인가...!) 많은 양을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즐길 정도는 되었다. 약간이나마 좀 즐겼던 와인의 문화사라니.. 어떤 이야기가 될지 궁금했다. 소주와 맥주 이야기를 흥미롭고 재미나게 읽었던 터라 더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와인 이야기는 좀 딱딱하면서도 약간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리스 문명부터 신화, 로마, 그리스도 등의 옛 이야기 속에 와인의 이야기가 함께 섞여있음에도 말이다. 와인이 아직 덜 친숙하게 느껴지는 건가?

 

신화 속에 펼쳐진 이야기를 전부 진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 옳고 그름을 따지기 앞서 기록된 바에 의존하자면 최초로 와인을 마신 인물은 노아였다. "노아가 농업을 시작하여 포도나무를 심었더니 와인을 마시고 취하여 그 장막 안에서 벌거벗은지라"라는 창세기의 구절을 보면 와인을 만든 이는 노아이며, 가장 먼저 취했던 이도 노아이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노아의 방주가 머무른 곳은 현재의 이란 서부 지역에 위치한 엘부르즈산을 비롯해 몇 군데가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 P. 4

​노아가 정말 실존 인물이라는 말인가? 노아의 방주 역시도 실제고? 솔직히 성경 이야기를 실제라고 믿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초반부터 살짝 당황했다. 그럼 예수도.. 실제인건가?! ^^;; 어쨌든 학자들이 연구를 해서 발견했다는 걸 보면 정말 실제 이야기라는 말이 아닌가. 종교에 대한 믿음은 없지만 학자들의 연구에 의한거라 하니.. 일단 믿어볼 수밖에. 글고 생각해보니 신화 속에서는 의례 와인이 등장을 하곤 했더랬다. 신화는 신화일 뿐. 그대로 전부 믿을 수는 없으니.. 일단은 와인의 탄생은 노아에 의해서라고 해야하는게 맞는 것 같긴 하다.

로마 전통의 위엄과 새로운 신앙인 기독교가 확산되면서 빵과 올리브오일, 그리고 와인의 명성은 높아지고 있었다. 기독교가 공인되면서 빵과 와인은 성찬식의 기적을 상징했고 신성한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다신교의 로마에서 기독교 사회로 가면서 생긴 변화들이다. 기독교로 개종하고 와인을 마신다는 것은 문화적인 행위였고, 상류사회로 편입되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인식들은 앞으로 유럽 대륙과 종교 세계에서 와인의 가치를 훨씬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 P. 42

​로마 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와인을 물에 타먹었다고 한다. 와인을 물에 타지 않고 원액 그대로 마시는 것은 야만인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평이었다나 뭐라나. 왜냐하면 당시의 좋은 와인은 도수가 높아서 물에 타거나 다른 향신료를 타서 마셔야 했다고 한다. 꿀을 타 마시기도 하고 송진이나 허브를 넣어 향을 더하기도 하고 데워서 마시기도 했단다. 로마 때는 30세 미만의 청년이 와인을 마시는 것은 금지였고, 특히 여성이 마시는 것은 금기였단다. 에게니투스 메세니우스라는 사람은 자기 부인이 와인을 마셨다고 때려 죽였다는 기록도 있었다고 하니.. 참..;

처음에는 그저 와인이 존재했을 뿐이다. 지속적으로 와인을 마시면서 사람들은 등급의 높고 낮음을 분류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느 지역에서 난 와인들이 좋다 하는 정도였으나 수도원 시대부터는 밭에 따라 품질을 구분할 정도로 세분화되었다.  - P. 90

 이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와인은 그저 존재했을 뿐이라는 말이. 그리고.. 와인도 수도원에서 좋은 와인들이 생산되었었나보다. 맥주도 그러더니만. 와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생산되는 종류도 많아지니 점차 분류되고 세분화 되면서 지금에 이른 듯 하다. 와인의 문화사는 좀 알쏭달쏭 했다. 와인에 얽힌 배경들이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공감이 안가니 썩 재미나게 읽혀지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와인에 대한 신화 이야기 때문에 더 그리 느껴진 건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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