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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미스터리 ㅣ 스토리콜렉터 39
리 차일드 외 지음, 메리 히긴스 클라크 엮음, 박미영 외 옮김 / 북로드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작년 국제 스릴러 작가 협회에 가입되어 있는 작가들이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들을 한팀으로 만들어 짧은 단편을 선 보였던 <페이스 오프 http://blog.naver.com/kindlyhj/220396134970 >라는 책을 만났었다. 그 책을 읽은 후 몰랐던 추리소설가와 그의 작품들을 알게되어 위시 리스트가 매우 풍족하게 늘어났더랬다. 그런데 올해 또 새로운 추리소설가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짧은 단편을 읽어보게 되었다. 미국추리소설가협회 70주년 기념작인 <뉴욕 미스터리>는 총 17명의 추리 소설가들이 뉴욕의 상징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쓴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겨줄 단편들이 실려있다. 단편들이라 끊어 읽기에도 좋았고, 가볍게 읽기에도 괜찮았다. 한편한편 읽고 넘어갈 때마다 다음 작품은 어떤 뉴욕의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고, 어떤 사건과 그 장소가 연결될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리 차일드 (플랫아이언 빌딩) :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 23번가 지하철역에서 빠져나온 잭 리처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뉴욕과 맞닥뜨린다.
줄리 하이지 (센트럴 파크) : 이상한 나라의 그녀 - 앨리스 동상 앞에서 그녀와 그가 만난 뒤, 센트럴 파크는 이상한 나라로 변한다.
낸시 피커드 (어퍼 웨스트 사이드) : 진실을 말할 것 - 시한부 선고를 받은 프리실라의 버킷리스트에서 시작된 기묘한 소동
토머스 H. 쿡 (헬스 키친) : 불 하나 없이 깜깜한 지하 방에서 한 젊은 여자가 굶어 죽은 채 발견된다.
S.J. 로전 (차이나타운) : 친용윤 여사의 아들 중매 - 탐정 리디아 친의 어머니, 딸에게 갈 사건을 가로채다.
메리 히긴스 클라크 (유니언 스퀘어) : 5달러짜리 드레스 -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러 간 손녀는 섬뜩한 가족의 비밀을 마주한다.
퍼셔 워커 (할렘) : 디지오 길레스피 - 이웃 간의 사소한 다툼에서 시작된 두 고양이와 두 사람의 죽음
제프리 디버 (그리니치 빌리지) : 블리커 가의 베이커 - 평범한 제빵사의 영예로운 이중생활
브렌던 뒤부아 (타임스 스퀘어) : 종던 다음날 - 뉴욕에서는 환경미화원마저 조심해야 한다.
벤 윈터스 (첼시) : 함정이다! - 시체로 발견된 브로드웨이 연극 투자자에 관한 미스터리 단막극
존 L. 브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 브로드웨이 처형인 - 1940년대 브로드웨이의 미결 사건, 할아버지와 증손녀 콤비의 손에 풀리다.
앤절라 지먼 (월 스트리트) : 월 스트리트의 기적 - 30년 전 월 스트리트에서 사라진 30만 달러의 행방을 찾아라.
마거릿 메이런 (어퍼 이스트 사이드) : 빨간머리 의붓딸 - 우아한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번진 머릿니 대유행의 비밀은?
T. 제퍼슨 파커 (리틀 이탈리아) : 내가 마이키를 죽인 이유 - 어느 이탈리아계 마피아 가족의 극과 극
저스틴 스콧 (허드슨 강) : 더할 나위 없는 - 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하는 뉴욕 시간여행
N.J. 에이어스 (알파벳 시티) : 가짜 코를 단 남자 - 친구였고 전우였던 우리, 어디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걸까?
주디스 켈먼 (서턴 플레이스) : 서턴 플레이스 실종 사건 - 미스터리 작가들의 모임이 더욱 미스터리해진다.
리 라일드, 제프리 디버 두 작가 말고는 대부분 익숙하지 않은 작가들이다. 내가 작가의 작품을 읽어놓고도 기억을 못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렇게 여러 추리소설 작가들을의 작품을 만났다. 이야기들 중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진실을 말할 것', '헬스 키친', '5달러짜리 드레스', '할렘', '서턴 플레이스'다. 특히 '진실을 말할 것'의 반전에는 깜짝 놀랐다. 말하지 못할 진실이 언젠가는 한번 되돌아오는구나..! '헬스 키친'은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한편으로는 어른 세대의 언어와 시각, 아이 세대의 언어와 시각이 이렇게 다르구나.. 싶었다. 짧은 이야기 속에 모두들 기막힌 반전과 섬뜩함을 숨겨두고 있었다. 모든 이야기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다. 그나마 익숙한 두 작가 리 차일드, 제프리 디버의 작품은 제일 기대를 했었는데 예상보다 그냥 그랬고, 몇몇 작품도 썩 마음에 차지 않았다.
이번 단편들은 신기하게도 장편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크게 들지 않았다. 되려 단편의 묘미가 엿보이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뉴욕을 이렇게 다양면서도 스팩터클하게 만나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기회가 되면 작가들의 소설을 접해봐야 할 것 같다.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그땐 느낌이 또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아닐 수도 있지만 어쩐지 조금 다른 느낌을 줄 것만 같다. 추리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라도 이 책이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뉴욕이라는 도시의 미스터리함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여러 추리작가들의 작품을 한번에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