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사냥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장수미 옮김 / 단숨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얼마전, 블로그 이웃분의 '눈알수집가(이 책의 전작)' 서평을 보고 나도 읽어봐야지 하던 참이었다. 처음엔 표지 때문에 손이 가지 않았었는데, 내용은 참 흥미진진했고, 꽤 재미있다는 평이라 다시 궁금해졌던 것이다. 그런데 전작을 읽기도 전, 두번째 책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개별적인 이야기라고 하니.. 전편을 읽지 않아도 무방하겠지..라며 책을 읽으려고 맨 앞을 펼쳤을 때, 작가가 경고를 했었다. 전작인 ‘눈알 수집가’를 이 책보다 나중에 읽게 된다면 그리 흥미진진하지 않을 거라고. 순간 '읭?!'하고 머리속에 물음표가 생겼었지만, 작가의 말마따나 결국 각각의 책은 독립된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예비지식도 필요치 않다고 했기에.. 믿고 읽어보기로 했다. (책이 중반정도 접어들면서는 그래도 전작을 먼저 봤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긴했다.)

 

맹인 알리나는 그녀와 가깝게 지내던 알렉스가 아들을 납치한 범인 프랑크에 의해 죽은 몇 달 후, 스토야 형사의 부탁을 받고 한 용의자를 만나게 된다. 사실 알리나는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에 스토야 형사는 세계적인 안과의이자 여자들을 납치, 눈꺼풀을 도려내고 강간한 후 버린 자가 현재 잡혀 있는 차린 주커임이 확실하지만 그 용의자를 잡아둘 증거가 없다며 도움을 청하게 된 것이다. 실종된 니콜라가 주커와 관련이 있다고 믿는 그녀의 엄마, 요한나 스트롬과의 만남을 계기로 주커를 만나보기로 한 알리나. 하지만 주커를 만진 후 또 다른 환영을 보게 된다. 주커와 프랑크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데 스토야에게 그 사실을 전하려는 자리에 나타난 건 파트너인 숄레였다. 그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사실을 숨기고, 숄레는 주커와 대면한 대가로 그녀에게 어느 곳의 주소를 건네준다. 그 곳엔 죽은 줄 알았던 알렉스가 있었다. 다만 정신이 망가진 채였지만.. 사실 알렉스는 모두 의식할 수 있었으나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던 중 알리나를 만나 점차 각성하고 깨어나게 된다.

 

점차 의식을 되찾은 초르바흐(알렉스)는 아들을 죽인 프랑크에 대한 복수를 다짐, 숄레와 함께 마지막 피해자이자 증인인 타마라의 그림을 단서로 초르바흐의 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범인과 마주친 초르바흐는 프랑크와의 싸움에서 총상을 입은 숄레와 알리나의 맹인견 톰톰을 구한 뒤로 프랑크를 쫓는다. 그런데 프랑크는 그의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도망치던 중 다시 돌아와 그를 마치 조롱하듯 쳐다봤다. 그런 프랑크에게 총으로 어깨부상을 입힌 순간 그는 또 달아나버린다. 그곳에서 발견한 의문의 글 - 사프란은 뇌를 깨운다(SAFRAN WECKT HIRN) 만 남은채로.. 한편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난 차린 주커에게 납치당한 알리나. 그곳에는 요한나의 딸 니콜라가 몇 달간 잡혀 있었다. 지금은 알리나의 눈을 다시 뜨게 하기위해 주커가 선택한 기증자로... 둘다 수술용 침대에 묶여있는 상황이라 탈출이 여의치 않지만 알리나의 기지로 족쇄를 풀게 된다. 결국 먼저 도움을 청하기 위해 탈출한 알리나.

 

프랑크를 놓친 후 다시 타마라를 찾아간 초르바흐는 사실 그녀가 위협을 받아 증언을 번복했으며 미친 척하고 주어진 그림을 계속 그릴 것을 강요받았다고 한다. 다만 그녀를 위협한 대상은 주커가 아니라 여지껏 잘 몰랐던 공범인 이리스라는 여자라는 것. 그녀는 이리스의 변장과 연기가 뛰어나 어디든 자신을 찾아와 죽일 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었다. 타마라에 의하면 이리스라는 여자는 주커의 조수이며 그보다 더한 사디스트적 기질로, 타마라의 곁에서 자신도 희생자인 척 연기를 하면서 그녀와 친구가 된 상태에서 타마라의 눈꺼풀을 잘라내는 잔혹행위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결국 자살을 선택한 타마라.. 그녀의 유언장을 들고 그녀의 아버지에게 찾아간 초르바흐는 그녀가 있는 곳으로 모시고 가기 위해 기다린다. 다만 아버지인 척 변장한 차린 주커를 눈치 챘을 때는 이미 도망쳐 나온 알리나와 함께 전기 충격기에 의해 기절하게 된다.

 

주커에게 잡힌 알리나와 초르바흐는 그에게 범행 이유를 듣게 되는데.. 자신이 처리한 여자들은 모두 성폭행 피해자들로, 그들이 제때 신고를 하지 않았기에 그 뒤에 사건이 더 커지게 한 잘못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알리나 또한 그런 여자 중 하나로 맹인인 그녀는 예전 프랑크에게 당한 적이 있으며 그녀가 신고하지 않았기에 프랑크의 범죄가 시작되었고 결국 초르바흐의 부인과 아들 율리안이 죽은 거라고 그에게 알리나를 쏘라며 총알 한 발이 든 총으로 유혹한다. 혼란스러운 초르바흐...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그 한 발을 주커에게 사용한다. 알리나와 함께 탈출한 그는 스토야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알리나와 구출된 니콜라의 권유로 먼저 프랑크가 자수 후 수술을 받고 있다는 병원으로 향한다. 알리나와 니콜라는 엄마 요한나의 집으로 향한다. 기뻐할 모녀의 상봉을 기대하며 현관문이 열린 순간, 니콜라의 분위기에서 무언가 잘못된 것을 느낀다. 그동안 요한나로 알고 있던 사람이 바로 주커와 갈라진 뒤 자신의 얼굴을 본 니콜라를 죽이기 위해 기다리던 이리스였던 것. 그것을 알리나가 안 순간 꽂힌 칼..니콜라와 그녀는 이리스에게서 풀려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한편 아들의 시체라도 찾고자 총으로 위협하며 긴박한 수술 예정인 프랑크의 마취까지 다시 풀고 아들의 행방을 얻어낸 초르바흐. 병원 앞 주차된 차에서 발견된 살아있는 율리안에 기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운전석과 그 곁의 울리는 전화를 보고 전화를 받는 순간 초르바흐는 이 사건의 진짜 범인과 마주하게 된다.

SAFRAN WECKT HIRN → FRANK WAR ES NICHT(프랑크는 범인이 아니다...)

 

 

최근에 스릴러를 안 읽어본 건 아닌데, 이런 느낌을 주는 스릴러 소설은 오랫만인 것 같다. 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각 챕터마다 알리나 혹은 초르바흐의 시점에서 사건을 따라가는 구조로, 각각의 상황이 많았던 이 책은 한 쪽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다른 쪽의 이야기가 궁금한 상황이 계속되어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프랑크가 결국 범인이 아니라는 결말은 조금 억지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책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런 복선들이 조금씩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면 율리안이 프랑크에 대해 가지고 있던 조금은 부정적인 느낌을 설명한 부분은 나중에 결말을 내는데 있어서 조금 불필요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또 실제 범인이 누구인지 드러나는 순간 정말 놀랐다. 그가 범인이라고 의심하게 만들기에는 초반 그의 활약에 비해 후반에 그의 등장씬이 너무 없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작가의 위트도 만날 수 있는데, 결국엔 해피엔딩...인 줄 알았으나 작가는 그런 나의 예상을 할리우드적인 시나리오라고 비웃으며 다른 결말을 내놓았다. 끝맛이 좀 찝찝하지만, 전작과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괜찮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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