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박성신 지음 / 예담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아이는 자격있는 부모가 낳아야한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만든 작품. 무책임한 부모로 인한 결과는 처참했다. 어린 아이였을 때 일어난 그 절망적이었던 사고를 기억하지 못하고 3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에야 진실을 알게 된 주인공과 단 한번도 따뜻한 부모의 마음을 받아보지 못한채 절망 속에 살아야했던 또 한명의 주인공의 삶을 보며 생각없이 아이들을 낳고 무참히 학대하는 부모들은 아이를 가질 자격조차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아이의 잘못은 부모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니.. 낳았다고 해서 다 부모는 아니라는 말이다. 책에 등장하는, 아내와 두 자식이 귀찮아 죽이려 해놓고, 그 자식이 살아남자 버렸다가 몇십년 후 아이가 크게 성공하자 그 아이를 다시 찾아갈 생각을 하는 부모나 버렸던 자식이 자신을 찾아오자 그저 방치했다가 폭력 속에 내버려둬 결국 살인자가 되게 만든 부모 같은 경우는 절대적으로 부모 자격을 상실해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책이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유난히 이런 사람들이 생각없이 자녀들을 많이 낳더라.. 아이들이 대체 무슨 죄란 말이야..

 

 

불륜관계나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가 드라이버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연일 터지자 경찰은 바짝 긴장한다. 그런 경찰을 비웃듯 대도는 오늘도 희생자를 물색했고, 살인에 성공했다. 그러다 장롱 속에 갇혀 벌벌 떨던 어린아이를 발견했지만 그대로 다시 돌아서 나간다. 근처를 순찰 중이던 박형사에게 우연히 걸려서 잡혀들어가지만, 아이의 증언과 모방범이 나타나는 바람에 풀려났고 그대로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다.

 

신창수는 생각지 못하게 생긴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하게 됐다. 힘들게 번돈 모두 귀찮은 마누라와 큰딸, 작은 아들 먹이고 입히는데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서 그날 저녁, 수면제를 탄 물을 식구들에게 먹이고 그대로 불을 질러 버린다. 자신은 피해 있다가 보험금을 타먹을 생각을 하며.. 그런데.. 작은 아들이 화상을 입은채 뛰쳐나와 살아남았다! 보험금 때문에 5살이던 아들 정호(민재)를 얼마간 데리고 다녔는데 어느새 사라져 버린 아이.. 혹이 떼졌다 생각하고 기분 좋게 보험금을 기다리던 신창수는 보험사의 조사로 운 나쁘게 걸려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는다.

 

30년 후, 한 공사장에서 같이 일하는 대도와 창수. 술에 취해 자랑스럽게 그때의 일을 떠벌리는 창수의 말을 유심히 듣던 대도는 함께 살던 복순이 나쁜 패거리들에게 걸려 숨지자 패거리들을 찾아 죽이고 그것을 목격한 창수를 쫓는다. 도망가던 창수가 차에 치이지 그의 집에서 신분증과 지갑등을 훔친 후 그의 모습으로 둔갑해 TV에서 부모를 찾던 민재를 찾아간다.

 

고아원에서 외롭게 자랐지만 얼마전 석재공장을 인수하고 아름다운 아내 혜리와 귀여운 아들 수빈과 정원이 딸린 아름다운 집에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민재.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가지고 있다. 그런 공허함은 진짜 부모를 찾으면 채워질거라는 믿음에 TV까지 출연해 부모를 찾는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아버지. 30년만에 모시게된 아버지와 어색하지만 곧 익숙해질거라고 믿는다. 한편, 민재는 자신을 아들처럼 대했던 김사장에게서 부당하게 공장을 인수한뒤 김사장의 자살 사건과 외국인 노동자의 손가락이 잘려진 사고 등 공장을 강제로 안정화 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 민재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군대 동기였던 상우다. 자신의 여자친구였던 혜를 민재에게 후배라며 소개했고, 지금에 이른 것이다. 어느날, 수빈이 키위 알레르기로 병원에 실려가고 상우는 본능적으로 수빈이 자신의 아이임을 알아챈다. 혜리는 그동안 상우가 그 사살을 알아챌까 두려워하던 참이었다. 더불어 민재가 아는 것도 원치 않았던 그녀.

 

민재의 성공 뒤에는 그의 비열함이 있었고, 그런 민재의 뒷통수를 치고 그가 있던 자리를 자신이 차지하기 위해 몰래 그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던 상우는 조금씩 민재의 가정에 균열이 일어나도록 조작하기 시작한다. 그런 모든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던 대도. 귀여운 손자, 예쁜 며느리와 듬직한 아들을 둔 평범한 아버지로 있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가... 자꾸만 아들과 며느리의 주변에서 일을 벌여 자신이 꿈꾸던 삶을 파괴하는 자들을 조용히 뒤쫓아 없애 평화를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결국 민재가 대도의 존재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들에게 가족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서로의 이익을 위해 결혼을 하고, 상대방의 생각은 존중하지 않은채 자신이 생각하고 꿈꾸던 가정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그런 가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물불 가리지 않고 비열하게 끌어모아 원한을 사고... 악순환이다. 이런 악순환도 없다. 휴.. 처음부터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더라면.. 제대로 된 부모 밑에서 자랐더라면.. 아쉽고 아쉽다. 세상에 불륜과 학대는 왜 그렇게 많은건지.. 점점 늘어난다는 통계를 언제 한번 뉴스를 통해 본 것 같다. 정작 늘어나야 하는 것은 늘어나지 않고 늘어나지 말아야 할 것만 늘어나는 세상.. 휴... 가족의 의미와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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