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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지 못한 말 ㅣ 단비 청소년 시집
유하정 지음, 젤리이모 그림 / 단비청소년 / 2026년 9월
평점 :

'조용한 위로'라는 말이 딱 떠오르는 시집이에요.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고나니 저에게 '눈물'은 보이면 안되는 것이 되어 버렸어요. 아무리 힘들고 슬퍼도 아이들 앞에서는 쉽게 눈물을 보일 수가 없더라고요. 아이들에게도 감정을 보여줘야 한다는걸 알아요. 엄마도 힘들고 슬프고 아플 때가 있음을 아이들도 알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참고 참고 참다가 결국 아이들 앞에서 터질 때가 있긴해도 왠만하면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지요. 아이들에게 슬프고 우울한 감정을 전염시키고 싶지 않기도 하지만, 본래도 우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는게 쉽지 않았었기에 아이들 앞에서는 더 조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혼자 속으로 삼키고 참는 일이 많다보니 적잖은 속앓이에 홀로 있을 때 반려견을 끌어안고 감정을 터트리거나 다독일 때가 있어요. 이럴 때는 가만히 옆에 있어주는 반려견의 존재가 참 고마워요.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곁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정리가 잘 안되면 책을 펼쳐들고는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그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서 저에겐 독서도 감정을 다스리는데 큰 도움이 되는 일이에요. 시집도 한번씩 펼쳐 읽고는 하는데, 이번 시집은 읽으면서 이상하게 잔잔히 마음을 다독이는 기분이 들었어요. '잔소리'라는 시를 읽는데, 반려견을 떠나보냈을 때가 갑자기 생각이 나면서 그때 상황이 떠올라 울컥했었어요. 당시의 제 상황을 보여주는 듯한 시라 마음이 찡했지요. 하나하나 빠르게 읽어나갈 수 없는 시들이었어요. 곱씹게 되거든요. 갑작스럽지만 툭하고 투박하게 위로를 건네 주는 듯했던 시집 덕분에 간만에 감정을 돌아볼 수 있었어요. 한번씩 만나보게 되는 시집,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