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의 모험 : 열두 개의 저승 바다
정은경 지음, REDFORD 그림 / 소담주니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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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보고 정말 발상의 전환이다 싶었어요. 이 이야기를 오랫동안 알고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바리데기의 양부모님의 입장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친부모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떠나는 양딸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보냈을까요. 만약 제가 양부모의 입장이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착한 양부모가 되는 건 안 될 것 같아요. 배신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내줘야 하는 마음이 뒤섞여 매우 복잡한 심경이 되어 기어코 떠나게 될 딸의 발걸음을 무겁게 할 것 같거든요. 그리고는 뒤돌아서 뒤늦은 후회를 하겠죠. 여러 번 상상을 해 봐도 저는 이 정도뿐인데, 이야기 속 바리데기의 양엄마는 양딸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혼이 되어 저승으로 뛰어들었대요. 잔뜩 궁금한 마음으로 그 깊은 모성애를 따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봅니다.



가장 소중한 것들을 빼앗아 가는 곳이 바다였지만, 그럼에도 바다 없이는 살 수 없는 제주 해녀 공덕. 이상한 힘을 가진채 바다에 버려진 아기 바리를 구해 친딸로 애지중지 키운지 10년이 되던 해, 또 다른 시련이 그녀를 찾아옵니다. 바리의 친모가 딸의 생존을 알게 되었고, 그 딸에게 죽을병에 걸린 자신을 치료할 수 있는 불사약을 구해 자신을 찾아와 달라는 메세지를 전해오거든요. 공덕은 인정할 수 없었고, 보낼 수 없었습니다. 그 약을 구하기 위해선 딸의 목숨을 걸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바리는 공덕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은채 훌쩍 떠나버립니다. 불사약을 구해 친모를 만나보겠다고요. 식음을 전폐하며 딸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몇일, 공덕은 딸이 위험에 빠져있음을 꿈을 통해 느끼게 됩니다. 딸이 저승을 헤매게 둘 수 없었던 공덕은 안그래도 해녀병으로 얼마 남지 않은 목숨을 기꺼이 바치기로 합니다. 마을 어르신의 물혼굿을 통해 사흘의 시간을 벌 수 있었던 공덕은 남편을 처음 만났던 앳된 소녀 모습의 혼이 되어 바리를 구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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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왜인지 저는 자꾸 울컥하고 눈물이 났어요.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모험을 함께 해준 귀신 사당패의 정체를 짐작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말 부분에 다다라서는 줄줄 눈물을 흘렸습니다. 슬프면서 감동적이고, 안도감과 감사함, 미안함과 고마움..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너무 재미있어서 병원 진료 대기를 하면서 폭 빠져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어요. 마침 환자가 많아 대기 시간이 길었던게 신의 한수였네요. 평소라면 대기 올려두고 집에 다시 갔다가 병원에 갔을텐데, 재미있는 책 읽으며 기다리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어요. 아마 앞으로는 지금까지 알아왔던 바리데기의 이야기를 이 이야기와 함께 떠올리게 될 것 같아요. 그만큼 강렬하고 감동적이면서도 멋진 이야기였어요. 이왕이면 기존의 설화와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미 이야기를 알고 있더라도요! 이 책 뒷편에 기존의 설화가 요약되어 실려있으니 이 부분부터 먼저 읽고 본편으로 넘어가는걸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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