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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비로소 아버지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 딸이 기록한, 70세 원모씨 관찰 일기
정아름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평점 :

책을 통해 알게된 원모씨. 70세 아버지에 대한 딸의 기록.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참 많이 부러웠다. 고1 시절에 돌아가신 아빠가 많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빠가 여전히 내 곁에 계시다면 아빠와 나의 관계는 지금쯤 어떤 모습일까? 이런 상상을 자꾸 해보게 되었다. 딸들을 무척 사랑하고 다정했고 아꼈던 아빠였으니,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딸들이 세상의 중심인 것처럼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해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아버지에 대한 딸의 관찰 기록이라 쓰여 있지만, 아버지를 향한 딸의 사랑, 존경이라 읽힌다는 것을.

참 재미있게 쓰인 아버지의 관찰 기록이다. 기록을 하면서 딸은 아버지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고,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그간 해왔던 아버지에 대한 오해가 해소 되어갔고, 그녀 스스로도 달라졌다. 막연하게 시작했던 관찰 기록은 그녀와 아버지의 관계에 변화를 일으켰고, 나아가 가장 가까운 이부터 이해하려 하지 않고 외면 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기록 속 아버지는 투박하고 자신만의 루틴을 지닌 평범한 70대의 모습이었지만, 그 안에는 지금까지 가족을 지켜내고 묵묵하게 아버지, 아들, 한 가정의 가장 등 여러 역할을 해나간 한 남자의 인생이 담겨 있었다. 아마 그걸 느꼈기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게 아닐까 싶다.

'당신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자식들이 얼마나 될까? 부모님에게 자식에 대해 물어보면 줄줄 나올텐데, 반대가 되면 어떤 대답들을 할 수 있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그 질문 역시 나에게 던졌을 때, 나 또한 제대로 된 답변을 떠올릴 수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다. 알려고 하지 않았고, 외면해 왔던 것.. 그 자식 중 하나에 나 또한 포함되어 있음을 불현듯 깨닫는다. 읽고나니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더 잘해야 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보니 더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외면하기보다 받아들이고 들여다봐야 하는 관계는 역시 가족이었다.
뚝심있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원모씨. 그 뚝심이 우리 엄마에게서도 보이는건 나뿐일까?! 그 뚝심 덕분에 내가 이렇게 잘 성장해 두 자녀의 엄마가 되어 있음은 분명하다. 나도 나만의 뚝심으로 내 자녀들을 키워나가고 있으니, 내 아이들은 이후에 나를 어떤 엄마로 기록하고 생각하려나. 아무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아이들에게 최고의 엄마로 기억되려면 말이다. 원모씨의 영상은 아직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이번 기회에 화제라는 영상들을 한번 찾아봐야겠다. 글과 영상은 아무래도 느낌이 다를테고, 책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들도 분명 있을 것 같다. 팔로워를 해두었으니 올라오는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