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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피를 마실 때
이빗물 지음 / 오러 / 2026년 4월
평점 :

읽으면서 어쩐지 코로나 사태가 떠올랐다. 중국에서 쉬쉬하며 감추는 바람에 전 세계를 순식간에 퍼졌고, 사태는 곧잡을 수 없이 커졌다. 수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부작용과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생겼으며 약해진 코로나 바이러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소설속 배경인 '무별촌'이 이런 코로나 사태와 참 많이 닮아 보였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그 당시 도시를 봉쇄하고 언론을 통제하며 사람들을 격리하고, 목숨을 잃은 이들을 화장하던 모습이 찍힌 영상과 사진을 떠올리게 했다. 또, 끝까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뻔뻔하게 다른 나라로 책임을 전가시키던 중국의 모습은 무별촌의 지도자와 꼭 닮아보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이비 종교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지만, 나는 왜인지 코로나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

책 속 배경은 정부가 흡혈귀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흡혈귀가 자취를 감춘 세상이다. 그런데 주인공 예진은 18살 동생 예서를 흡혈귀에게 잃는다. 엄마와 단둘이 살던 동생을 신혼집에 데리고 오기 위해 도진이 내건 조건은 제 몫의 생활비는 벌어야 한다는 거였다. 그렇게 예서는 학교를 그만두고 도진의 소개로 그가 다니는 회사 산하의 물류센터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흡혈귀들이 사라지면서 그들에 의해 남은 혈액(흡혈귀가 빨아낸 피가 피부재생과 인지능력에 좋다는 소문으로 인해 비싼 값에 거래가 되었다. 식용으로 응고되고 진공 포장된 혈액은 수혈될 수 없는 상태다.)을 분류해 전국 각지의 의과대학, 재수학원 등으로 분류하고 검수해 배송하는 일을 담당했다. 그리고 흡혈귀에게 물려 죽었다.
만약 예서를 일하게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렇게 우울증에 빠졌고, 도진은 그런 예진을 데리고 유가족 치유 공동체인 '무별촌'에 입성을 하게 된다. 마지못해 도진을 따라와던 예진은 도착한 직후부터 이상한 것들을 감지한다. 모두에게 지급되는 붉은 효소와 대체육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자꾸만 사라지는 사람들이 발생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별촌에서 계속 이어지는 가스라이팅을 견디지 못한 예진은 그곳을 빠져나오려고 하지만 남편 도진이 좀 이상하다!! 과연 이곳의 진짜 숨겨진 정체는 무엇이고 이곳에서 무슨일이 벌어지는 걸까?! 뒤로 갈수록 이어지는 섬뜩한 진실.. 돈과 이기심의 합작이 이뤄낸 진실은 가히 충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