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볼란텐
채기성 지음 / 슬로우리드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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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한때 수많은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 보냈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비리가 드러나기도 했고, 수많은 아이들이 잘못된 입양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입양아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참 많이 속상했고 미안했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했었다.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어 한국을 찾는 입양인들을 보면서 그들의 오랜 염원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랬고,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해외 입양인들이다 보니 관련 영상들을 본 기억이 나서 더 관심이 갔다. 읽으면서 영원히 내 자리를 찾지 못하는, 어디서든 영원히 이방인이라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입양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고 참 많이 착잡했다. '해외입양. 이대로 괜찮은가?!'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가정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지도 못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게 맞나 싶기도 하지만.



크리스티안 볼란텐. 한국인 입양인. 입양기관에서 찾은 한국이름 박명주 혹은 고명주. 역시 같은 한국인 입양아 출신인 레아 모로와 결혼해 슬하에 딸 이네스가 있다. 한국을 사랑했던 그는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노력을 했고, 한국에서 일을 하고 싶다더니 3년 전 홀로 한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3년 후, 자살했다는 비보가 레아에게 전해진다. 하지만, 레아는 결코 그의 자살을 믿을 수가 없다. 그래서 크리스티안이 다녔던 회사에 입사를 해서 남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지 알아보기 시작한다.

한국인이면서 외국인인 크리스티안과 레아. 이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꽤나 거슬린다. 왜 굳이 그런 표현을, 그런 말을 하는 걸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하던 입양인의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주는 행태들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또 조직의 불합리함, 알면서도 묵인하고 침묵했던 이들 모두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한 사람의 용기를 정의감에 심취한 외국인으로 치부하며 크리스티안을 압박했다는 대목에선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났다. 기업의 비리가 왜 드러나기 힘든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랄까. 그걸 해내려 했던 크리스타안이 너무나 대단했던 거다.

어떤 결말이든 결국 자살 혹은 타살로 인해 크리스티안이 죽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으니 씁쓸함이 가득하다. 레아의 마지막 모습이 자꾸 상상이 되서 마음이 짠했다. 한국에서 이미 한번 버려졌는데, 이젠 남편까지 앗아갔으니 레아에게 한국은 평생 좋은 이미지가 될 수 없을 것 같아 슬프기도 했다. 여운과 그리움이 많이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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