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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즈
박소해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2월
평점 :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컬트 소재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번 '박소해' 작가의 작품 '허즈번즈'는 '오컬트 + 역사 + 로맨스 + 미스터리 + 스릴러'를 이야기 속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조합, 흔치 않지만 섞어놓기도 어렵지 않은가. 그래서 더 관심이 갔던게 아닌가 싶다. 이야기는 잊을 수 없는 우리의 비극적 역사와 연결된다. 일제강점기, 6.25 전쟁. 온통 비극과 혼란이 점철된 배경 덕분에 주인공 '수향'이 일을 벌이고도 괜찮은 상황이 만들어졌고, 수향과 연을 맺는 이들에게도 이런 배경은 병과 약을 동시에 주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기괴한 연이었고, 어떤 면에선 이해할 수 없는 연이었다. 하지만 특수한 배경이 이런 점들을 이해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수향은 제주에서 외할머니와 여동생과 살았다. 불현듯 찾아온 무병으로 신내림을 받고 무당이 되었지만, 외할머니와 여동생의 죽음 이후 몇년만에 본 친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서울로 오게 된다. 이게 비극의 시작이었다. 가세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수향은 친아버지에 의해 쌀 여덞섬에 팔려 쌀집 주인의 아들 영우에게 강제로 시집을 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결혼이 잘못되었음을 알게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빨리 손주를 낳아야 한다며 시아버지에 의해 일주일에 세번은 무조건 합방을 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함께 살지 않아도 되었으나 월,수,금마다 만나는 남편이 너무도 달랐기에 몇주에 걸쳐 남편을 관찰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분노한 수향. 하지만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남편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고, 자신도 남편들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일을 꾸민다. 그렇게 넷은 한팀이 되었고, 한 집에서 그들만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후 이들의 삶에 한 남자가 끼어들게 된다. 마사키. 이 남자는 그들이 한 짓을 모두 보게 되었다며 그 일을 빌미로 이들의 집에서 함께 살기를 원했다. 기묘한 동거의 시작이었다. 세 쌍둥이의 팔자도 기구했지만, 마사키만큼은 아니었다. 이 책 속에서 가장 짠하고 안타까우면서도 기억에 남는 인물이라면 단연 마사키였다. 사랑이 아닌 집착에 의한 학대.. 그가 가장 믿고 의지해야 했던 인물에게 받았던 학대는 정말이지 충격 그 자체였다. 도망치듯 나왔을 때 동생도 데리고 나왔더라면... 하.. 정말!!
이야기는 읽는 순간부터 파고들게 된다. 어떻게 될지 감이 잡히지 않아 계속 넘겨보게 된다랄까. 다만, 수향에게 왠 남자들이 이렇게 꼬이는건지 이 부분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세 명이나 되는 남편들이 있는걸 이해하는 것도, 남편들이 있음에도 사랑에 빠지는 것도, 남자 넷이 버티고 있는 여자에게 빠져버리는 또 다른 남자도 대체 이 심리는 뭔가 싶었다. 그만큼 수향이 매력적이라는 얘기겠지만, 그래도 너무 특수하지 않은가. 그래서 더 재미있는 걸지도! 한 집을 둘러싼 기묘한 이야기과 인연들, 한번 만나보시길. 후회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