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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을 만나는 13가지 방법 ㅣ 사과밭 문학 톡 24
임지형 지음, 양은봉 그림 / 그린애플 / 2026년 1월
평점 :

요즘 무서운 이야기에 폭 빠져있는 첫째가 좋아할 것 같아 선택한 동화책이예요. 워낙 겁이 많아 혼자 방에서 자는 것도 못하는 아이가 왜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호기심과 겁이 많은건 또 다른 이야기이니 그러려니 하는 중이예요. 어쨌든 대놓고 제목부터 '귀신'을 만나는 방법인데다 표지에도 귀신이 똭 그려져 있으니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이도 도착한 책을 보자마자 '앗!' 하며 눈을 반짝였거든요.

그런데 읽다가 갑자기 '분신사바'를 궁금해 하더라고요. 진짜 귀신 만날 수 있냐고요. 그래서 아니라고, 그런거엔 관심을 가지면 안된다고 단호하게 끊어줬어요. 왜냐하면, 아니라 생각하긴 하지만.. 뭐 저 어릴때도 친구들과 장난삼아 해보기도 했고 그래서 아이의 호기심을 이해 못하진 않으나 최근 몇년 사이 '분신사바'와 관련된 놀이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잖아요. 단체로 병원에 실려간다건가 하는 이상현상.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일들 말예요. 호기심으로 접근해서 해도 되는 일이 있고, 아닌 일이 있는 거잖아요. 하지 말아야 하는 일에 호기심이 더욱 발동한다는걸 알기 때문에 애초에 단호하게 아니라고 끊어내야 맞을 것 같더라고요. 놀이로라도 안했으면 하는 마음이예요.
암튼, 읽으면서 재성이가 서서히 용기를 끌어내는 모습이 참 대견했어요. 자신의 소원을 위해 소원을 이뤄줄 수 있는 귀신을 찾는 일. 그 귀신을 대면하는 일을 무서워 하면서도 그만두지 않았던 그 용기가 결국 재성이가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와 맞설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으니 '귀신'이 크게 한건 한 것과 다름없지요. 친구를 괴롭히는 일을 재미있어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학폭의 심각성과 문제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괴롭히는 아이가 어른들 앞에서 태연하게 하는 거짓말에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걸 알아채지 못하는 어른의 모습에서 마음이 참 아프더라고요.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건 아닌지 걱정스럽고, 어른으로서 좀더 아이들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어요. 교묘하게 법과 나이를 이용하며 못된 짓을 일삼는 아이들이 제대로 된 벌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인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좀더 강화되고 보완되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재성이와 같은 아이들이 좀더 용기를 내서 어른들에게 말할 수 있길,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용기를 내주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