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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프네를 죽여줘
플로랑스 멘데즈 지음, 임명주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평점 :

간만에 정말 힘든 책을 만났다. 확실하게 호불호가 갈릴 책이다. 온갖 어두운 면을 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라 그렇다. 왠만해서 이렇게 다 모아놓기도 힘들 것 같은데, 그 힘들걸 이 소설이 해냈다. 다크웹, 자살, 자살충동, 청부살인, 살인, 욕, 성적 발언, 약, 시한부... 와.. 정말 끝이 없다. 술술 잘 읽히기는 하는데, 그럼에도 읽는게 버거웠다. 읽으면서 두통이 이는 것 같은 그런 감각.. 그래놓고 마지막 결말은.. 하. 정말 이게 최선이었던가 싶다. 제목에서부터, 시작부터 대놓고 죽고 싶어하는 한 여자 다프네.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이라는 콤보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10살 연상의 남자친구에게마저 무시를 당하자 자살을 시도한다. 그것도 두번이나. 하지만 두번 다 실패. 자살을 성공하기 위해 다크웹에 청부살인을 의뢰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하필 살인청부업자가 초짜다. 어려서부터 아버지로부터 남성성을 강요받으며 심한 학대를 받아온 28살의 모태솔로 남자. 죽여본 적도 없으면서 청부를 받아들인 정상적이지 않은 이 남자 마르탱. 실수를 해도 어쩜 이런 실수를 할 수 있을까. 청부살인 당일,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한 여자를 다프네로 착각해 그녀를 죽이고 말았으니.. 이런 어이없는 일이 또 있을까. 그 때문에 다프네는 또 한번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자신의 죽음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두 사람은 의사면허를 취소 당하고 1년의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의사 모나를 찾아가게 되고, 모나는 두 사람을 상담하게 된다.
모나가 정상적인 인간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니 애초에 이 소설에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등장하기는 했나?! 없다. 하나같이 정상이 아니다. 뭐 이런 인간들만 모아두었나 싶을 정도로. 다프네 주변은 왜 다 이 모양인가. 그러니 자살 충동이 생기는게 아닌가. 계속 한숨이 흘러 나왔다. 의뢰 실패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다크웹에서 이젠 다프네 그리고 마르탱 두 사람을 죽이려 하니, 이건 그야말로 끝없이 진흙탕을 뒹굴고 있는 기분이다. 그래도 다행히.. 다프네가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진흙탕 속에서 오히려 맑은 정신을 찾아가는 그녀를 보면서 누군가의 불행이 아니 비슷한 처지의 누군가의 삶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빛이 될 수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나라도 정신을 차려서 다행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