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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까지 비밀이야
안세화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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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진짜 비밀이 있기는 할까? 그럼에도 비밀이라고 한다면,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은채 정말 홀로 간직해야 비밀이 아닐까?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한 비밀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스스로 자신의 약점일 수밖에 없는 비밀을 털어놓게 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주원, 상혁, 태일 그리고 백산. 이들은 등산을 하다 조난을 당해 죽음을 코앞에 두었다고 생각해 마지막 고해성사를 하듯 자신들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그런데 그 비밀이 발목을 잡을 줄 누가 알았을까. 20대 초반, 정말 한참 많이 아팠을 때 담당 의사에게 만약 검사 결과가 좋지 않다면 몇 개월의 시한부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일주일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그러면서 서서히 주변 정리를 하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이들의 비밀 털어놓기를 보면서 그때의 내가 떠올랐고 그때의 심경이 생각났다. 네 남자 모두 죽음을 눈앞에 두고 지금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모든걸 털어버리거나 깔끔하게 정리한 후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심리가 작용했던게 아니었을까.
우연히 첫사랑과 재회해 썸을 타놓고 사랑하는건 아내라던 주원, 대기업 팀장으로서의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위해 도박을 하고 있다는 상혁, 수영 국가대표로 금메달까지 목에 건 후 수영 꿈나무들을 육성하며 음주, 가무, 흡연을 매우 혐오하는 바른생활 사나이로 널리 알려져 있었으나 사실은 소주를 좋아한다던 태일. 세 남자의 비밀은 욕 한번 해주고 뒷통수 한번 갈겨주고 그정도에서 끝내라고 말한뒤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백산의 비밀에 비하면.. 사소한 비밀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냥 해보고 싶어서 세 번의 살인을 저지른 적이 있다는 백산의 말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충격의 발언이었으니 말이다. 그래놓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으니 그냥 해본 소리라니 누가 믿을까. 그렇게 1:3의 대결 아닌 대결이 시작되었고, 서로를 끌어내리려 안감힘을 쓰다 결국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만다. 뭐하러 비밀을 서로 공유해서 이런 사달을 만든건지. 참 한심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그 와중에 왜 하필 연쇄살인마가 껴서 이 사태까지 왔나 싶고. 운이 좋지 않은 세 남자가 공유하게 된 또 하나의 거대한 비밀.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 언제 어떤 상황이든 말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걸 다시금 깨닫게 해준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