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내
K.L. 슬레이터 지음, 박지선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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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선이 필요한 법. 더구나 부부라면, 어느 정도 각자의 사생활을 존중해줘야 맞다. 단, 부부 관계에 믿음, 신의를 잃게 만드는 일은 '존중'에 포함되지 않는다.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데 가족이라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걸까. 요즘 터지는 사건 사고들 중에는 부모와 자식, 부부 사이에서 벌어지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꽤나 많다. 믿고 의지 했던 가족이 가장 믿을 수 없는 존재였음이 확인되었을 때, 그 참담할 심경은 상상도 되지 않는다. 만약 그런 일이 내 가족에게 벌어지고 있다면..?! 심상치 않은 일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평범한, 아니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 각자 품고 있던 비밀로 인해 파멸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고, 세상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말이 이래서 나왔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라해도 맞지 않는 부분들은 분명 있다. 대체로 서로 양보하고 맞춰가며 평온을 유지하고 함께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평온이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면 어찌될까. 평소의 모습 뒤에 감춰진 비밀이 있다는 것을 가족에게 들켰다면, 그 가족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정말 우연이었다. 아들 부부의 집에서 살해된 여성의 스카프를 발견하기 전까지 니콜라는 가족에게 숨겨진 비밀이 있을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교통사고로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들을 지키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과 살해된 여성에 대한 죄책감 사이를 오고가며 니콜라는 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직접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 아들, 며느리. 대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 걸까.

놀라운 가독성을 가진 심리 소설이다. 누구 하나 믿을 수 없다. 등장하는 인물마다 의심스러우니 읽으면 읽을수록 범인을 찾는 내 머릿속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진 범인.. 정말 충격이었다. 순식간에 뒤바껴 버린 삶을 마주한 니콜라의 모습을 보면서 '평범'한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말도 떠올랐다. 인간의 밑바닥은 대체 어디일까. 밑바닥의 밑바닥을 본 것 같은데, 또 다른 밑바닥이 나타나는 것 같아 소름이 돋는다. 심리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한 번 만나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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