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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우체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5년 11월
평점 :

읽으려고 펼쳤더니 어느새 마지막 장을 붙들고 있었다. 감동적이다 하며 읽고 있다가 네 번째 페로 이야기에서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벌써 1년이 훌쩍 지나가버린.. 여전히 보고 싶고 안부를 묻고 싶은 나의 반려견이 생각나서였다. 내가 마지막에 너무 힘들게 억지로 붙들고 있었던건 아니었을지, 나와 함께 했던 9년의 시간 동안 행복했는지.. 지금은 괜찮은지.. 규칙에 따르면 49일이 훨씬 지나버려 보낼 수 있다고 해도 나에겐 영영 기회가 있진 않지만, 그럼에도 편지를 보낼 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훗날.. 마중 나와줄런지.. 꼭 다시 만나고 싶은데 녀석의 마음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
첫번째는 갑작스럽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가수의 팬이 자신의 최애에게 보내는 편지와 최애에게 받아든 답장에 대한 이야기다. 천국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얘기에 반신반의 하며 가서 편지를 보내보기로 하긴 하는데, 보내는 우푯값이 어마어마하다. 보내는 사람의 수입을 파악해 낼 수 있는 금액을 계산해 우푯값을 받는다는 이 특별한 우체국.. 생각보다 큰 금액 때문에 망설이기는 하나 결국 편지를 보내보게 되고, 답장까지 받으니 우푯값이 조금도 아깝지가 않다.
두번째는 이혼한 부모로부터 방치되어 고등학교 중퇴라는 이력으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았으나 결국 길거리에 나앉게 된 청년의 이야기다. 대체 책임감 없는 부모에게 아이가 왜 그리 잘 생기는지 모르겠다. 그럴거면 애초에 낳지 않았어야 할 것을.. 어쨌든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낸 청년의 삶이 안타깝고 속상했다. 그랬으니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던 걸거다. 다만, 은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하지 못한 부분에선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용서를 빌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싶었다.
마음을 울렸던 5편의 감동적인 이야기. 아마 이야기를 읽고나면 나처럼 천국으로 보낼 수 있는 편지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거다. 누구나 먼저 보낸 이가 있기 마련일테니 말이다. 추운 겨울 저녁, 따뜻한 힐링 소설을 만나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