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역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
이누준 지음, 이은혜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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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펑펑 울면서 읽은 책이다. 읽기 전만해도 이렇게까지 눈물을 흘리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저 감동적인 혹은 힐링되는 그런 소설로 생각했었다. 그랬는데, 첫 에피소드의 친구의 사망을 알게된 부분부터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3년전.. 가장 친한 친구를 떠나보냈던 그때가 떠올랐고, 작년 자식처럼 키우던 반려견을 보냈을 때가 생각났다. 결혼전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우리집 막내 아들 역할을 톡톡히 하다 갑작스럽게 떠난 반려견도 생각이 났고, 오래전.. 날벼락처럼 아빠를 보내야했던 때도 떠오르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어쩜 이렇게 마음을 톡톡 건드리는지. 그렇게 에피소드 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깨달았다. 아마도 나는 여전히 제대로 이별을 못한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별'을 외면하고 있었던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만나기로 약속한 시각이 다 되도록 나타나지 않는 친구 대신 들려온 사이렌과 구급차 소리. 불길한 예감은 맞아 떨어졌고, 그렇게 아유미는 가장 친한 친구 아야카와 이별을 했다. / 도망치듯 도쿄로 올라온지 벌써 6년이 지났지만, 미카는 하루아침에 심근경색으로 약혼자 다쿠미를 떠나보내야 했던 6년전의 그때로부터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 다에의 약혼자였던 소타가 결혼을 앞두고 큰 사고를 당한뒤 모두 그만두자며 이별을 말하고 사라진지 45년만에 다에는 제대로 된 끝맺음을 눈앞에 둔다.

마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은 떠나고 만다는 불안감에 주위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고, 갑작스러운 아빠와의 이별 역시 받아들이지 못한다. / 한참 행복해야 하는 시기에 암투병으로 먼저 떠나버린 아내 시호를 그리워하던 준. 그는 힘을 내 아내가 남긴 마지막 숙제를 하려 움직인다. / 아들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유코와 나을거라 했던 엄마의 병이 심각했던 거였음을 엄마가 떠난 후에 알게된 사에. 기적을 바라던 우연한 만남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소중한 이를 잃은 경험,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일거다. 그렇기에 이 책의 이야기들은 공감을 할 수밖에 없고, 그리운 누군가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은 슨자역 노을 열차를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될거라 생각한다. 나처럼 말이다. 만일, 나도 슨자역 노을 열차를 만날 수 있다면.. 그래서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이들을 만날 수 있다면.. 아빠와 친구, 그리고 두 반려견을 모두 한번에 만날 수는 없는걸까?! 인생에서 단 한 번 뿐이라는 노을 열차를 만날 그 기회, 얻을 수만 있다면 나도 너무너무 얻고 싶다. 열차를 만날 기회를 얻었다해도 책 속의 인물들처럼 제대로 이별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리운 이를 다시 한번 보고싶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하고 싶다. 누군가가 그리울 때 생각나 다시 꺼내 읽게될 것 같은 소설이다. 가슴 시리게 그리운 이들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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