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
구라치 준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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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4개의 단편을 만날 수 있었던 소설이다. 19년 7월에 작가의 작품 중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이후 6년만에 두번째 작품으로 만나게 되었다. 표지부터 눈을 사로잡았던 이번 책은 표지가 참 많이 부담스러운 책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있다보니 책을 아무대나 놓을 수도 없었고, 나조차도 아주 잠깐 이상은 표지를 바라보는게 조금 꺼려져서 엎어놓거나 다른 책 아래에 놓아두었다. 진작 북커버라도 씌울걸 그랬나 싶다가도 금방 읽을텐데 싶은 귀차니즘 발동으로 표지만 살짝 가린채 한쪽에 놓아두고 읽었다. 단편집이라 잠깐잠깐 끊어 읽기 좋기도 했지만, 재미있어서 뚝딱뚝딱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도 너무 좋았다. 전작보다 훨씬 좋은 느낌.

<본격 오브 더 리빙 데드> J대학 소프트테니스 동아리 회원들과 나는 N현에 있는 작은 산의 정상에 세워진 세미나 하우스로 여행을 왔다가 좀비떼를 만나게 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3명의 동아리 회원을 잃었는데, 구조가 되기 전 또 한명 그러니까 동아리 회장인 가몬이 목숨을 잃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은 다른 좀비 사건과 양상이 다르다는 것을 '나'는 알아차리게 된다.

<당황한 세 명의 범인 후보> 남자시체와 권총, 여자시체와 잭나이프, 남자시체와 망치. 3명의 피해자와 3명의 살인자 후보. 후보라 칭한 것은 3명 모두 자신들이 살인을 저지른건지 아닌지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도쿄도청 제2본청사 뒤에 위치해 있는 '위법 행위 등 각종 문제 상담소'를 각각 찾은 후보들은 미야타와 그의 파트너에게 이 일에 대해 상담을 하게 된다.

<그것을 동반 자살로 불러야 하는가> 정말 죽은 자가 산 자를 살해할 수 있을까?! 이런 묘한 사건이 벌어졌다. 동반자살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남녀의 시신이 발견 되었는데, 두 사람의 사망 시간이 너무 많이 차이가 났다. 아무리 짧게 잡아도 최소 9시간의 공백이 생기는 기묘한 이번 사건. 먼저 사망한 남자는 절대 살아있는 상태에서 여자의 목을 조를 수가 없다. 하지만, 여자는 남자의 두 손에 목이 졸려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 30대의 젊은 남자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바뀌치기 살인'으로 떠들썩하게 관심을 받은 이 사건은 남자의 시신의 팔이 여성의 팔로 바뀐채 발견되면서 두 명이 살해된 사건으로 알려진다. 큰 사건인만큼 빠르게 해결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3달이 지나도록 수사는 진전이 없었다. 팔만 발견된 여자는 대체 누구고, 다른 부분은 어디에 있을까. 남자의 팔은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정말 흥미진진. 딱 내 취향의 본격 미스터리. 짧은게 아쉬울만큼 네 편의 이야기 모두 재미있었다. 트릭, 반전 모두 엄지 척. 나는 특히 세 번째 작품의 반전이 놀라웠다. 다른 단편들을 더 만나보고 싶을만큼 연휴기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나게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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