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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죄 세계의 사랑법 - 범죄 너머에서 발견한 인간에 대한 낙관
정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7월
평점 :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믿기 힘든 잔혹한 영화나 드라마가 등장하면 많이들 하는 이야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영상으로 제작해서 이 정도일 뿐, 현실은 더 잔혹하고 무섭다고 말이다.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음을 안다. 범죄자들의 범죄 수법이나 피해자들이 겪은 피해 사례들 중에선 베테랑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인 경우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수사물을 보면 현실의 이야기들이 때때로 궁금해 질 때가 있다. 진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이보다 더한게 맞는지, 대체 어느 정도인건지 말이다. 물론 자세히 알고 싶지는 않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말이다. 암튼, 이런 궁금증을 평소 가지고 있던터리 검사님이 썼다는 이 책,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 학원을 보내고 잠시 대기하는 시간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읽기 시작했다. 초반부터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와중에도 사기를 치는 여자나 법정에 서고도 장님 연기를 하는 남자나. 어차피 들통날 거짓말을 너무 대놓고 한게 아닌가. 군대에서 변해 돌아온 아들의 이야기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언젠가 나도 아이를 군대에 보내야 하는 입장이라 여러모로 걱정이 되기도 했다. 군대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가 세상에 알려지는건 극소수일 뿐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기도 했고. 아마 그 아들은 군대에서 안좋은 일들을 겪었고 그 일들이 트라우마가 되어 가족까지 힘든 시간을 겪어야 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사건들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평소 알 수 없었던 진짜 검사의 생활을 들어볼 수 있어 신기하기도 했다. '검사'하면 TV에서 보는 모습이 다인지라 그들의 진짜 모습을 들을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 말이다. 검사이면서 엄마 역할을 함께 해야했던 작가분의 그 시간들은, 정말 존경스럽다는 생각만 들었다. 아이들은 태교를 엄마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한만큼, 똑부러지고 바르게 잘 자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한번씩 영화나 TV 속, 혹은 소설 속에서 만나는 검사는 그리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런데 검사도 한 사람이었을 뿐이구나, 특별한 직업을 가진 직장인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앞으로도 많은 사건 속 진짜 진실을 찾아 억울함은 풀고, 죄는 마땅한 벌을 받을 수 있게 힘을 내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