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서윤빈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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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 참 먼 얘기 같지만, 어쩌면 벌써 우리 가까이에 있는지도 모른다. 심각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로 세계는 온갖 재난을 겪고 있고, 이 와중에 여기저기서 전쟁이 터진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전쟁으로 많은 이들이 죽음을 맞이하고 있고, 동식물의 멸종 또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우리 스스로 '종말'을 앞당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 요즘과 정말 딱 어울리는 소설을 만났다.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제목도 어쩜 이렇게 현실과 맞닿는지, 궁금해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은 폭염과 폭우가 일상이 되어 무너져 내린 세상 속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무너진 세상에서도 인간성, 도덕, 희망을 볼 수 있을까?


아픈 엄마를 돌보며 새벽 배송을 나갔다가 정체 불명의 물고기를 배달하게 된 당신. 위험한 생물들이 목격되어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주문자와 남자친구의 조언이 뒤따른다. 이런 세상에서도 빈부격차가 존재했다. 고급 주택에 살고 있는 이들은 폭우, 폭염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듯 하다. 하지만 배송일을 하며 간신하 먹고 사는 주인공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정체불명의 생명체와도 싸워야하고, 일도 쉴 수가 없다. 희망이 있기는 할까? 다른 한편에선 갑자기 숨을 멈춘 아이의 장례를 치룬다. 장례는 변해버린 세상의 룰에 따라 아이를 관에 넣어 수장시키기 위해 떠내려 보낸다. 그런데 자꾸 아이의 관이 되돌아 온다. 왠 호러물인가 했는데, 관이 되돌아 온 이유가 뜻밖이었다. 그리고 아이 아빠라는 사람의 행동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만, 한편으로는 아빠도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는, 그냥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사람들의 피부를 녹이는 검게 변해버린 해변 블랙번이 나타나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삼대가 대를 이어 일기장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남기기도 한다. 기후 재난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법을 찾아냈고, 세상은 그런 사람들의 노력을 비웃듯 정체불명의 생물을 내보내 위협을 가한다. 거대한 게, 정체불명의 슈슈. 인간만큼 생물들도 자신만의 생존법으로 생존하기 위해 애를 쓴다. 요즘의 기후 변화를 보면 소설 속 재난이 마냥 허구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소름이 돋았던 소설이다. 이런 비슷한 일이라도 벌어지지 않길 바라지만, 그러려면 세계 모두가 협력해야 가능한데 불가능 하려나..? 지구 온난화를 더 가속화 시키지나 않았으면 좋겠는데.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고 상상해 보게 만드는 소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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