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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과 진주 ㅣ 다정다감 그림책 27
티나 발레스 지음, 누리아 솔소나 그림 / 다정다감 / 2025년 6월
평점 :

굴과 진주. 제목을 보고 어쩐지 '아차'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이들에게 실제 모습의 굴, 그리고 진주를 보여준 적이 있었나 싶어서요. 없더라고요. 요리 속에 들어있는 굴은 봤을지 몰라도 실제 모습의 굴을 볼 일이 딱히 없기도 하고, 아이들이 볼 일도 없었더라고요. 게다가 진주 또한 마찬가지였어요. 어떻게 아는지 둘째아이는 비슷한 구슬을 진주라고 말하기도 하긴 하는데, 실제 진주를 보여준 적이 없었어요. 해외여행을 갔을 때 진주 농장을 가서 아이들에게 체험을 시켜주고 싶었는데, 너무 덥고 일정이 어긋나서 체험을 못했더랬죠. 갔더라면 굴고 진주도 직접 봤을텐데.. 지금에 와서 참 아쉽기만 합니다. 정신이 번쩍 들기도 했어요.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알려줘야 할 것들이 많구나 싶어서요. 암튼, 일단 책에서라도 먼저 지식을 쌓을 수 있게 같이 읽어봤어요.

조용한 바다. 그런 바다에 홀로 외로이 있던 굴. 굴은 참 많은 것들이 무섭고 두려웠어요. 그래서 껍데기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날, 용기를 냅니다. 조금씩 바다 속 세상과 마주하기 시작했어요. 그런 굴의 껍데기 안으로 작은 모래알 한 알이 들어오더니 자리를 잡습니다.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났던 굴은 모래알을 쫓아내보려 하지만, 모래알은 꿈쩍도 하지 않은채 오히려 더 안으로 파고들기만 했어요. 그렇게 굴은 갑작스럽게 동거인이 생겼고 강제로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굴은 모래알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마음을 활짝 엽니다.

제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엄마가 보는게 재미있어 보였는지, 마침 집에 있던 첫째가 자기도 보겠다며 제가 다 보자마자 뺏어갔어요. 아이가 읽으면서 어떻게 모래알이 진주가 되는지, 굴은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 등 여러 궁금증들을 물어보더라고요. 다행히 이야기가 끝나면 굴과 진주에 대한 정보가 추가로 정리되어 있어서 아이의 궁금증들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었어요. 실물 굴은 인터넷 사진으로 보여주긴 했지만, 실제로 보고 싶은 모양이었어요. 곧 여름방학도 다가오니 아이들과 바닷가를 한 번 가던지 아니면 노량진 수산시장을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생각지 못한 궁금증과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그림 동화책, 너무 잘 만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