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아이러브유
스미노 요루 지음, 김현화 옮김 / 사유와공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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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는 한계치에 도달한 것처럼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를 보이거나 극단적인 기후를 나타내고 있다. 수많은 과학자들은 점점 거세지는 더위와 추위, 가뭄과 폭우 등으로 인해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될 생물들이 많아질거고, 식량 문제가 터질 수 있으며 그로인한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고들을 했다. 이 모든게 정말 시작된다면, 그래서 진짜 멸망 직전에 놓이게 된다면 우리는 또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멸망을 마주하고 있을까. 정답이 있을리 없는 이 질문에 대한 여러 답들을 이 책 속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스미노 요루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은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또 바로 얼마 전에 소문이 자자했던 <타츠키 료의 '내가 본 미래'>를 통한 일본의 대재앙설과 어쩐지 맞물리는 듯 싶어서 더 눈이 갔다. 그녀는 이 책에서 어떤 종말의 세계를 보여줄 것인가..!


종말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종말을 맞이한 인간들의 이기심과 심리, 그 안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애 등 심리적인 부분들이 꽤 흥미롭다. 만약 내가 그 세상에 있다면 어떻게 살아남을까,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등을 상상해 보는 것도 꽤 즐겁다. 이런 상상은 무조건 상상으로 끝나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말이 씨가 되어 진짜 망하면 안되니까; 암튼 이야기는 인기가 없는 한 스트리머가 지구가 멸망 한다는 소식을 알리는 방송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난데없이 멸망이라니. 근거도 없는 이 말을 누가 믿어줄까. 인기가 없는 데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싶었다. 하지만 스트리머 코너룬에겐 나름의 이유가 존재했다. 그녀에게만 보이는, 소통이 가능한 존재들이 갑작스레 나타났던 거였다. 그러나 이 역시 허무맹랑한 이야기라 해버리면 그뿐. 사실 그렇지 않은가. 본인 눈에만 보이는 존재, 멸망. 모두 확인 불가능한 영역이다.


그런데 코너룬과 같은 증상, 그러니까 멸망을 뜻하는 듯한 당사자만 보이는 존재들이 보인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 모두 세상의 멸망을 예언했고, 각자 나름대로 멸망을 맞이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 일진으로 사고뭉치였던 언니 때문에라도 착한 아이여야 했던 여고생은 착한 아이 가면을 벗어던지기로 했고, 한 커플은 멸망을 핑계삼아 소꿉친구와 친구와는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버린 뒤 멸망할 때까지 붙어있기로 했다. 오래된 마음을 고백하기로 마음 먹기도 하고, 그저 요리를 하며 일상을 보내기 한다. 각기 다른 인물들의 다른 사연들이 조금씩 연결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싶어 신기했다.

멸망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사람마다 달랐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도 많이 달랐다.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은채 가면을 쓰고 살아가던 이들에게 용기를 주기도 하고,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마냥 그날의 인생을 살고자 하기도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노력해보려 하기도 한다. 멸망을 앞두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면, 당신은 남은 날까지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보낼것인가. 이것을 생각해 본다면, 나의 오늘과 내일을 맞이하는 마음과 기분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보다 읽는데 시간이 걸렸던 작품이다. 이해가 힘들거나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꽤 있어서다. 그녀의 전작과 비교해 이번 작품은 나에게 좀 힘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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