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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롤러코스터 2
클로에 윤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평점 :

2권에 넘어왔더니 완벽한 성인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부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설정들이 너무 많았다. 특히 여주 유의 행동들이 고구마 같았다랄까. 우유부단의 극치라고 해야할지.. 그저 기가 막혔다. 고3 때 중1이었던 유를 알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 유학을 떠났다 돌아온 후부터 계속 유의 곁을 지켰던 남자 신세기. 그의 태도 또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 옆을 지켰다면, 진작 그녀를 잡았어야 정상 아닌가?! 유의 오피스텔은 비밀번호도 알고 아무렇지 않게 드나드는데, 정작 또 다른 남자가 남자친구로 등장한다. 그것도 프로포즈도 한...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는게 맞는 걸까.

애초에 애매했던 네 사람(전율, 박지오, 에스타, 윤유)의 관계도 갑자기 중단 되었던 거였다. 유가 떠나서. 아무런 말도 없이. 헤어짐도 제대로 하지 않은채 증발하듯 사라졌다. 그런 유를 세 남자는 마냥, 하염없이 기다렸다. 가볍게 여자를 만나기도 하면서. 그렇게 8년 차에 우연히 다시 마주쳤다. 그리고 관계는 다시 시작되었다. 세 남자 중 올곧게 저돌적으로 직진을 하는 전율을 넘어설 남자는 없었으니 유는 그의 차지였다. 유 역시 전율을 내내 마음 한 구석에서 놓지 못하고 있었기에 율의 직진을 받아들인다. 사귀던 남자의 프로프즈를 거절한 그날부터 말이다. 아니, 이게 맞는거야?! 이럴거였으면서 왜 그 남자랑 사귀고 프로포즈까지 받은거람. 프로포즈는 그 남자의 깜짝 이벤트라 한다쳐도 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을 했어야지.

어중간하고 애매한 유의 태도는 세기에게까지 영향을 미친건지, 뒤늦게 세기도 유에게 직진을 한다. 정말 뒤늦게. 자그마치 8년이다. 그 동안 내내 옆에 있었으면서도 진전 한 번 없다가.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고 돌봐주며 옆에 있었으면서!! 이제와서 놓치면 후회할 것 같다며 말이다. 나는 로맨스 소설을 정말 좋아하고 많이 읽는다. 그런데 이 로맨스 소설의 캐릭터들이 부여받은 설정들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유와 주변 남자들의 행동들은 황당하기만 하다. 특히 유의 매력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유의 무엇을 보고 이렇게 많은 남자들이 오랜 시간 감정을 간직한건지...

내가 만약 유였다면, 나는 어떤 남자를 선택했을까. 아마도.. 신세기가 아닐까?! 가장 오랜시간 옆을 지켜주고 보살펴 준 남자니까.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또 커리어를 쌓아가는데 도움을 많이 줬으며 평생 함께 하기에 충분히 괜찮은 남자였으니까. 아마 현실이었다면 당연하게 세기에게 감정이 생기지 않았을까? 너무 복잡한 관계들이 유를 중심으로 이어지니 내게는 고구마 같은 상황들만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읽어보니 제목의 롤러코스터는 감정의 기복을 의미하는 거였다. 탑승한 순간 멈출 때까지 내리거나 중단할 수 없고 오르락 내리락 속도의 차이가 느껴지는 롤러코스터처럼, 아프지만 그립고 힘들지만 애틋하고 충만하다가도 벼랑 끝에 몰린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사랑이 주인공들의 가장 아름다웠을 시간을 지배했다. 청춘의 8년이라는 시간을 오롯이 그리움으로 보냈으니, 몇배의 시간동안은 각자의 사랑을 찾아 충만한 사랑을 주고 받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그만 첫사랑의 굴레에서 벌어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