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 시호도 문구점 2
우에다 겐지 지음, 최주연 옮김 / 크래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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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외로 문구류를 좋아하는 어른들이 참 많다. 나 역시 좋아하는 어른 중 하나다. 예전에는 쓰지도 않으면서 아기자기하거나 귀엽거나 마음에 든다 싶으면 사서 쟁여놓는 일도 많았다. 굳이 구입을 하지 않더라도 큰 문구점을 구경하는 일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즐거워서 구경을 하다보면 한두시간이 훌쩍 지나있는 일이 많았었다. 지금이야 아이들 스케쥴 따라다니느라 시간에 쫓겨 그런 여유가 별로 없지만, 한번씩 아이들 물품을 구매하러 다이소나 문구점을 들려야 할 때면 조금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가서 구경을 하며 나만의 즐거움을 찾기도 한다. 이런 문구점이 배경인 소설이라 궁금했다. 1권은 만나보지도 못하고 2권부터 읽어보게 되었지만, 읽는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긴자의 유서 깊은 문구점 '시호도'. 오늘 문구점 주인 다카라다 겐은 조금 특별한 손님들을 맞이했다. 바로 오랜 단골 고객인 고토미의 부모님이다. 부모님은 고토미가 준비한 일정에 따라 문구점을 방문한 거였다. 단골 고객을 위해 2층을 빌려준 다카라다 덕분에 고토미는 부모님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고, 부모님은 이곳에서 추억 여행을 하게 된다. 아이들의 직업 체험 장소로 지원해 첫 실습생으로 중학생 아이들 두 명을 받게 된 문구점 시호도! 문구점에서의 실습은 두 아이에게 인상깊은 경험과 따뜻한 기억을 남긴다.


한 직장에서 오랜 세월 근무를 하다가 퇴직을 하게 된 도가와. 마지막 날까지 성실하게 근무를 하고 회사를 나온 도가와는 지나는 길에 문구점 시호도를 들리게 된다. 다카라다의 정년퇴임 축하 인사를 받으며 잠시 의자에 앉아 쉬게 된 도가와는 직장생활을 하며 겪은 일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오래전 자신의 명함을 직접 주문했던 회장님의 마음을 전달받게 된다. 색연필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무대 연출과 미술 세트를 전문으로 하는 미술 감독 토미 데이비스. 40년 전쯤 할아버지에게 시호도에서 구입한 색연필을 선물받았던 그가 선물받은 색연필을 가지고 시호도를 방문한다. 그의 소중한 추억은 또 하나의 귀한 추억을 남긴다.

저마다 사연을 간직하고 있던 고객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행복과 기쁨으로 채워주는 주인장 다카라다 겐이 참 대단해 보인다. 그런 주인장의 마음을 닮아 시호도가 따뜻한 공간으로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는게 아닐까? 추억을 만들고,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마음을 주고 받으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은 고객들에게 시호도는 아마 긴 세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주길 바라는 장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힐링하기 딱 좋은 소설. 생각난 김에 내일은 나도 문구점에 가서 힐링 좀 하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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