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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끝 카페에 무지개가 뜨면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모모 / 2025년 4월
평점 :
<모리사와 아키오>라는 이름은 내게 힐링 소설의 대가로 여겨지는 작가입니다. 예전에 한참 좋아해서 작품들 찾아 읽었었는데, 어느 순간 출간 소식을 잘 접하지 못했었어요. 그러다 이 책 소식을 보고 너무 반가워 작가님 이름을 보자마자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작정 집어들었지요. 그만큼 믿고 보는 작가님이었거든요! 그런데 알고보니 이 책, <무지개 곶의 찻집>이라는 책으로 13년전 출간되었던 책이더라고요. 책장 한켠에 꽂혀있을 책이 생각나서 오랫만에 책장을 뒤져봤어요.

책을 꽂다보니 이중삼중으로 꽂혀 뒤쪽에 숨겨져 있던 보물(?)들을 발견했어요. 열심히 모아놨었네 싶어 흐뭇해집니다. <무지개 곶의 찻집>을 꺼내 이번 재출간작과 함께 찍어봤어요. 13년전 책이지만 세월이 느껴지지 않아요. 이 이야기가 벌써 13년이 되었다는게 믿기지 않네요. 다행히(?) 너무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라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새로운 책을 만난 기분으로 다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이상한 곶 이야기>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해요. 영화 소식도 이제야 알았네요. 한편 찾아봐야겠어요.

책 속 카페는 치바현에 존재하는, 책에서처럼 정말 마음먹고 찾아가지 않으면 가기 힘든 외진 위치에 있는 실존하는 '무지개 케이프 카페'를 배경으로 한거라고 해요. 실제로 이 카페를 찾는 이들은 너무 외진 위치가 찾기 어렵고 아쉽다는 얘기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카페가 배경이라 그런건지 책 속에 등장하는 '곶 카페'도 외진 곳에 있습니다. '곶 카페'로 가는 길을 보면 '이런 곳에 카페가 있나?'라는 의심을 하게 만들 정도로 위치가 좋지 않다 생각하게 되지만, 그 의심 끝에 만나게 된 카페는 아름다운 풍경과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분위기 그리고 맛있는 커피를 만날 수 있는 멋진 곳이었어요. 또 이곳을 지키는 카페 주인 에쓰코 씨가 손님들의 사연을 듣고 틀어주는 음악은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을 희망으로 바꾸어 줍니다.
사랑하는 아내이자 엄마를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잃은 부녀, 현실과 꿈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취업준비생, 불황으로 일이 끊겨 도둑질을 하려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얻은 남자, 오랜 세월 몸을 담았던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강행된 인사이동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은퇴 예정자, 음악과 현실 사이에서 결국 현실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밴드 멤버들, 드디어 등장하는 주인장 에쓰코의 사연. 이야기 하나하나 모두 마음을 울리는 것 같아요. 지친 마음을 다독이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곶 카페' 같은 곳, 현실에서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실존한다는 그 카페가 아닌, 나만의 '곶 카페'를 말예요. 힐링이 필요할 때 읽기 참 좋은 소설, 영화는 어떨지 갑자기 기대가 됩니다. 소설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조만간 찾아서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