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
지다정 외 지음 / 북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을 만났다. 작년에는 재미있게 읽기는 했으나 결말에서 좀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면, 올해는 꽉 닫친 결말의 느낌이긴 하지만 장르보다 문학작품에 더 가깝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술술 잘 읽히기는 했지만, 작가가 작품 속에 담아냈을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는 못한 듯 싶다. 그래서 나는 그냥 단순하게 단편 소설로서 재미있게 읽은 걸로 해야겠다 생각했다. 이번 작품집에서 호러, 좀비, 드라마, 미스터리, SF. 총 5가지 장르의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게임은 하지 않지만, 우연히 유튜브에서 게임 스토리를 영화처럼 만들어 놓은 영상을 본 이후 게임 스토리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내가 본 영상들 중 '동충하초'와 관련된 호러 게임 스토리가 있었다. 그 게임 스토리에서의 동충하초는 완벽한 악의 축, 그러니까 이야기의 시초가 되는 식물로 등장했다. <지다정 - 돈까스 망치 동충하초 (호러)> 이 작품은 자연스레 그 게임 스토리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게임 스토리 속 악의 무리들도 지나친 욕심이 문제였는데, 소설 속 주인공 영서 또한 공포를 이겨낸 희망을 욕심 때문에 망치게 된다. 언제나 욕심이 문제!

작년에도 단편집에 '좀비'를 소재로 한 단편이 있었다. 그 단편도 꽤 기억에 남았는데, 이번 단편집의 좀비 소재의 이야기인 <최홍준 - 노인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 (좀비)>도 충격적이면서 괜찮은 작품으로 기억에 남는다. 심각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사회적 문제를 매우 잘 담아낸 작품이다. 태어난 이상 누구나 노인이 되는 시기가 찾아온다. 스스로 선택 하느냐, 자식의 손에 버려지느냐. 모두가 그 기로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참 씁쓸..

<김지나 - 청소의 신 (드라마)> 사람 귀한 줄 알아야 하는 것을. 너무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너무 많은 일을 맡기다 결국 운영 자체를 맡겨버린 사장 부부. 원인은 결국 그 직원을 너무 만만하게 본 탓, 그 직원을 심각하게 부려먹으면서도 대우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 나 같으면 그런 직원이 있으면 다른 데로 가버릴까 걱정되서라도 최대한의 복지를 챙겨줬을거다. 사장은 직원을 잘 만나야 하지만, 직원도 사장을 잘 만나야 하는 법.

<이건해 - 장어는 어디로 가고 어디서 오는가 (미스터리)> 이번 다섯 작품 중에서 제일 어려웠던 작품.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작품이다. 이야기 자체는 술술 읽혔으나,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고민해보면 도무지 모르겠다. 장어의 생태를 이 세상의 기원과 연결시켜 놓았는데, 종교적 혹은 철학적으로 다가가야 하는 작품인 듯 싶다. 그래서 왜 인간이 그 기원을 알면 안되는 건데?! 신의 품을 벗어나면 왜 안되는 건데?! 신이 무엇이길래 그가 허락한 것만 봐야 한다는거야?!

<이하서 - 톡 (SF)> 바다 속에 잠겨버린 세상, 낡은 잠수정 안에서 삶을 이어가야 하는 마지막 인간들, 그리고 수중류로 진화해 버린 인류. 한정된 자원 속에 인간들은 어쩌면 인간 본연에 잠재되어 있을 잔혹함을 드러내며 인간성을 상실해 나간다. 인간적이다, 비인간적이다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마지막 남은 인간이라한들 이들의 모습이 과연 인간이라 할 수 있는걸까? 인간들은 수중류를 괴물이라 여기지만, 수중류 입장에서 인간은 진화하지 못한 실패작일 뿐 아닐까? 마지막 인간들이라 여겨지는 이들의 모습은 어리석음과 추함 그 자체일 뿐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