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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사라졌다
미야노 유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2월
평점 :


'내일'이 사라진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소설을 만났다. 갑자기 시작된 이 현상은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채 '오늘'만을 무한 반복할 뿐이다. 세상은 멈춰버린 것과 다름없었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내일이 사라진 오늘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음 날이면 사라져 버릴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었고, 언제 찾아올지 모를 내일을 대비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게 된 걸까? 만약 현실에서 소설처럼 '내일'이 사라져 버린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나라면, 다양한 방법으로 하루를 살아볼 것 같다. 안해본 짓도 해보고, 법을 위반해 보기도 하고, 그냥 평범하고 똑같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하루를 보내보기도 하고, 무언가를 배워보려 애를 써보기도 하고. 별의별 방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내일을 되찾아보려 할 것 같다. 죽을 수도 없이 '내일'없는 '오늘'만 계속 되다보면 결국 미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그때가 되면 죽을 수 없다는 말이 가장 두렵고 무서운 말이고 죽음이 소망하는 말이 되지 않을까. 흔히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보는 불멸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말이다.

딸이 잔혹하게 살해되었지만 가해자가 촉법소년이라 처벌을 받지 않았다. 때문에 엄마인 '나'는 오랜 시간 때를 기다려왔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되었다. 매일 생각하고 계획했던 대로 그놈을 찾아가 복수에 성공했다. 그런데.. 분명 경찰서에서 눈을 떠야 했지만 그녀가 눈을 뜬 곳은 그녀의 집이었다. 날짜도 복수에 성공했던 그날.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지? 꿈이었을까? 그녀는 다시 한번 그놈을 찾아가지만, 이번엔 실패하고 만다. 이럴수가. 이럴 수는 없다. 얼마나 기다렸던 일인데. 통탄의 눈물을 흘린 다음 날, 또 하루가 반복되고 있었다. 그녀는 매일 복수를 감행했고, 여러 날이 흘러가자 그녀처럼 '오늘'이라는 시간 소개 갇힌 사람들이 점점 늘어갔다. 그리고 다음 날이면 사라질 범죄 또한 늘어갔고, 사람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오늘'을 영원히 살 것인가, '내일'이 있는 삶을 살 것인가. 나에게 내일이 있음을 감사하게 해주는 소설이다. 때때로 시간을 멈추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이 영원히 멈추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소설 속 상황들을 보니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나의 삶이 있음을 감사하게 여기게 된다. 조금은 특별한 SF 소설, 한 번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