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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미자 씨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8
정주희 지음 / 북극곰 / 2025년 2월
평점 :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편, 그리운 감정이 온 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 동화책이예요. 재치있는 상상 덕분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올린건 아무래도 겨울이 오기 전, 내 품에서 떠나보내야 했던 반려견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지도 않았지만, 묻어줄 장소를 정하지 못해 유골함을 가지고 있는터라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 지기도 했어요. 내가 온전히 보내주지 못했기에 미자씨처럼 편하게 가족들을 보러 오지 못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거든요. 미자씨의 나들이를 보면서 좀더 데리고 있고 싶은 마음, 보내줘야 하는 마음이 자꾸만 충돌합니다.

오늘도 미자씨의 하루는 바쁘기만 합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기도 전에 누군가 미자씨를 찾았거든요. 손녀, 아들, 딸, 동생, 남편.. 차레차례 이들의 그리움과 기억을 보듬어주고 다독여주며 바쁜 하루를 보냅니다. 각자의 기억 속 미자씨의 모습이 참 행복했구나 싶어 뭉클해집니다. 가족들은 자신이 떠올린 기억에 이끌려 미자씨가 왔다 간 것을 알지 못하지만, 아마 무의식 중에 느끼고 있을 거예요. 미자씨의 사랑은 가족과의 헤어짐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참 사랑스럽고 예쁜 동화책입니다. 그리워하는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는 동화책이기도 해요. 미자씨처럼 아름다운 기억이 가득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동화책으로 아주 딱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