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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이 없는 무덤 관리인의 하루
한수정 지음 / 희유 / 2025년 2월
평점 :

책 제목에 '무덤 관리인'이라는 단어를 보고 정말 궁금했던 책이다. 무덤 관리인이 주인공인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었던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없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커졌던 것 같다. 무덤을 관리하는 관리인들의 일상을 궁금해 해본적이 없던터라 어떤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기도 했다. 무엇보다 지루할 틈이 없는 무덤 관리인이라니.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들이 있지 않은가. (귀신 소동이라던지 하는..!!)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소설은 꽤 흥미로웠다. 내가 기대하고 있었던 귀신 소동도 있긴 했으나, 그것을 주인공이 너무나 깔끔하게 해결해 버려서 약간 허탈하기도 했다.

단 하나 뿐이었던 가족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수영. 이제 모든 것을 혼자 해나가야 한다. 그렇기에 마음껏 슬퍼할 수조차 없다. 당장 삼촌의 장례식을 온전히 치룰 돈조차 넉넉하지 않았으니까. 그런 수영의 눈에 들어온 한 구인공고가 바로 무덤 관리인이었다. 마침 삼촌이 묻히는 곳이기도 했기에 큰 고민없이 상복을 입은 채로 면접을 보러간 수영은 바로 합격을 했고, 그렇게 얼렁뚱땅 새 직장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생각보다 배워야 할 일들이 산더미였다. 조별로 나뉜 업무를 한팀씩 돌아가며 배우던 수영은 금방 직원들의 신뢰를 얻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뭐든 배우려는 자세와 꼼꼼하고 깔끔한 업무처리도 좋은데, 업무를 하는 중간중간 고객 응대도 적절하게 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제시하는데다 무덤가에서 일을 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예뻐하지 않을 수 없는 신입이었던 것이다.
또 오랜 골칫거리를 해결해 낸 장본인이기도 했다. 모두가 귀신이라 얘기하는 이상 현상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해결해 버리는 놀라운 관찰력과 행동 력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덕분에 무덤 관리인들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희귀한 직업군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던 이 소설, 독특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