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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승리 ㅣ 스피리투스 청소년문학 4
김송은 지음 / 스피리투스 / 2025년 1월
평점 :

작가의 전작 <6교시 인성영역>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새 작품 출간 소식을 보고 이번 이야기는 어떤 스토리일지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다. 소개글 중 '사실은 살아가고 싶던 날들에 대한 기록'이라는 문장이 어쩐지 마음에 콕 박히는 듯해서 더 읽어보고 싶었다. 전작에서도 톡톡 튀는 소재와 이야기로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는데, 이번에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된 사람들의 달라진 삶과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통해 우리사회가 고쳐야 할 문제점을 생각해 보게 만든다.

코로나에 걸려 위독하다는 외할머니의 소식에 아빠 몰래 일시적으로 규제가 풀렸을 때 재빠르게 고등학생인 아들 승리를 홀로 집에 두고 태국의 친정집을 간 엄마. 엄마는 가면서 승리의 손에 얼마간의 돈을 쥐어주었고, 승리는 그렇게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홀로 집을 지키며 학교를 다니게 된다.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달에 한번씩 집에 돌아오는 목소리가 크고 말버릇이 고약한 아빠가 집에 돌아오기 전, 승리는 코로나에 감염 되었고 끙끙 앓는 도중 요란한 소리와 함께 아빠가 돌아온다. 너무 힘들었던 승리는 간절하게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불 속으로 파고 들었고, 승리의 방문을 열고 들어온 아빠는 왠일인지 승리를 발견하지 못한다. 코로나 후유증이 가져온 승리의 특별한 능력이 이때 시작되었던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발견한 후, 승리는 병원 검진을 통해 자신처럼 신기한 능력이 생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된다.
코로나 후유증이 가져온 능력은 '삶에 대한 간절함'이 아니었을까. 지치고 힘들고 외로웠던 사람들에게 특별한 코로나 후유증을 남겨 좀더 의미있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려 했던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요즘 마음이 힘든 이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사회적 편견, 압박, 경쟁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자유, 이기주의, 방임이 뒤섞여 만들어낸 잘못된 시각들이 계속 상처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랄까. 좀더 너그러운 사회가 되면 좋겠다. 다른 이를 포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넘치면 좋겠다.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어버렸을 만큼 가독성이 워낙 좋아서 순식간에 마지막장까지 다다르게 된다. 청소년 문학으로 나왔으나, 어른들이 읽어도 괜찮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