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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쉐도우
정명섭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5년 1월
평점 :

소개글을 보고 끌렸던 소설이다. 고등학생들의 교내 성매매, 자살을 가장한 살인, 권력층 자녀들이 얽힌 탓에 은폐된 사건. 그리고 딸을 잃은 절망과 분노에 무너져 버린 아버지 박기태와 그의 앞에 구원처럼 등장한 탑티어 킬러.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킬러에게 복수를 부탁한 남자로 인해 벌어지는 통쾌한 복수극. 호기심이 동할 수 밖에 없는 줄거리가 아닌가. 권력과 돈만 있으면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도 빠져나가는 나쁜 놈들이 현실에서도 이렇게 철퇴를 맞는 결말을 맞이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놈들만 전문적으로 죽이는 킬러가 활동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안할 수 없었던 소설이다.

딸 윤지가 세상을 떠났다. 자살이란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세상 누구보다 착하고 밝았던 딸이다. 일찍 세상을 떠난 엄마, 일 때문에 일주일에 하루 이틀만 집에 들어오는 아빠 밑에서도 구김살 없이 자라준 딸이다. 공부도 잘해서 희망이자 버팀목이었던, 세상 단 하나뿐인 딸이었다. 그런 딸이 자살이라니. 이것만으로도 믿기 힘든데, 딸이 또래 포주(같은 연령대의 아이들을 협박이나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성매매를 시키는 아이) 밑에서 성매매와 마약을 해왔단다. 기태는 윤지에게서 돈 많은 친구가 빌린 강남의 한 오피스텔을 공부방으로 이용해 공부를 한다고 들어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실상은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장소였단다. 어째서.. 내 딸이.. 왜..?!!!

절망만 가득했던 기태에게 또래 포주라 지목된 윤지의 같은반 친구 정경섭이 경찰의 눈을 피해 그를 찾아오면서 윤지의 자살은 타살이고 살인이며 이 사건의 뒤에 권력층 자제들이 엮여 있어서 진짜 진실은 묻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에 진실을 알리고자 시도 하지만 힘없는 그의 외침은 되려 그를 세상 둘도 없을 나쁜 아빠로 만들었다. 딸의 억울함을 풀어줄 길이 보이지 않았기에 딸이 발견된 장소에서 자살을 하려던 기태에게 복수를 할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그림자'라 불리는 킬러에게 딸의 복수를 부탁한 기태. 그로부터 1년 후, 킬러의 활동이 시작된다.
한번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을만큼 속도감 있는 전개와 사이다 같은 통쾌한 응징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소설이다. 시리즈로 출간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그림자' 킬러의 캐릭터도 꽤 좋았다. 세상에 이런 킬러 하나쯤 존재해주면 좋겠다. 진짜 악마같은 나쁜 놈들만 세상에서 없애주는 그런 킬러 말이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은 이 소설, 다음 이야기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