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청소부 마담 B
상드린 데통브 지음, 김희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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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을 보면 뒷처리 전문가도 곧잘 등장한다. 입은 무거우면서 말끔하게 살인 현장을 청소하고, 시체를 처리하는 범죄 청소부가 없으면 킬러들도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하리라. 서로 상부상조 하는, 악어와 악어새 같은 존재인 셈이다. 현실에서도 분명 범죄 현장을 청소하는 직업이 존재한다. 특수 청소부. 이들은 합법적으로 의뢰를 받고 범죄 현장을 청소하고, 기타 쓰레기집이라던지 특수한 상황의 집들을 청소해주는 일을 담당한다. 현실에서도 필수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만약 이들 중 낮에는 합법적인 일을 하지만, 밤에는 어둠의 세계에서 의뢰를 받고 범죄 청소부로 활약하는 이들이 있진 않을까? 소설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게 현실 어딘가에 분명 킬러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살인청부와 관련된 뉴스도 간혹 보이는걸 보면, 범죄 청소부도 있지 않겠는가. 불현듯 해본 생각이지만, 어쩐지 으스스한 기분이 든다.

범죄 청소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여럿 있었던 것 같은데, 정작 내가 읽은건 이번이 두번째인 것 같다. 이번 범죄 청소부는 심지어 여성이다. 지금은 남여를 가르는 영역의 선이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이런 특수한 직업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게 독특하고 또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더 흥미를 가지고 읽었던 것 같다. 주인공 블랑슈 바르작. 곧 39이 되는 그녀는 19살에 엄마를 떠나보낸 후 76세인 양부 아드리앙에게 기술을 전수받아 이쪽 세계에 발을 들이고 일을 시작했다. 제법 긴 시간 일을 해오며 그녀는 신의를 쌓아갔고, 현재 꽤 괜찮은 범죄 청소부로 알려진 상태다. 그런 그녀에게 청소부로서도, 자기 자신에게도 위협이 되는 사건이 떨어졌다. 평소 거래를 해오던 킬러의 주문이었고, 본래라면 큰 문제없이 일처리가 되었어야 했다. 그런데 왜 그녀 어머니의 유품이 범죄현상에서 수거한 물건들 중에서 발견이 된건지, 갑자기 양부는 왜 실종이 된건지, 왜 그녀가 처리해야하는 시체가 사라지고 현장은 불에 탄건지. 의문만 가득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녀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었고, 의지하던 양부마저 사라진 상태에서 블량슈는 어쩔 줄을 몰라한다. 그렇기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어떻게든 상황을 똑바로 봐야했고,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것들을 생각해야 했다. 흥미롭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끝까지 가독성도 놓치지 않는다. 고구마 같은 부분없이 흘러가던 이야기는 늦은밤 아이들을 재우고 잠을 줄여가며 읽었던 시간이 아깝지 않게 해주었다. 영화화가 되어도 좋을 것 같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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