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도서관의 사건수첩
모리야 아키코 지음, 양지윤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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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에 있는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대체 어떤 사건일까? 모든 사건의 실마리는 도서관이다보니 모두 책에 있는 듯하다. 그러니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건가..' 책 제목과 줄거기를 보고 떠올린 생각들이다.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사건인만큼 큰 사건은 아닐테고, 아마 일상 미스터리 정도에 해당하는 사건들일거라는 추측을 하며 책을 펼쳤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들이 해결되면서 찾아오는 황당한 혹은 감동적인 혹은 웃음이 나오는, 정말 일상 속에 툭 던져져 잔잔했던 일상에 좀더 활기를 불어넣는 것 같은 그런 일상 미스터리 이야기도 좋아하는터라 기대가 되었다. 표지 느낌을 보면 어쩐지 따뜻함이 풍기는 사건사고들일 것 같아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다 재운 늦은 저녁에 조금 읽다가 잠이 쏟아지는 통에 몇장 읽지 못하고, 아이들 학원에 보내고 1시간 정도 대기하는 동안 읽으려고 책을 챙겨 나갔다. 신기하게 요즘은 집에서보다 이렇게 아이들 기다리며 보는게 더 집중도 잘되고 잘 읽힌다. 이야기가 잔잔하면서도 흥미로워서 술술 잘 읽힌 것도 한몫을 하긴 했지만. 이야기 속 배경이 되는 장소는 '아키바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은 여러 사정으로 도시 북쪽 변두리에 세워졌다. 인적도 없고, 억새가 무성한 비탈 한가운데 지어진 탓에 이 도서관은 한가할 수밖에 없다. 덕분에 사서들도 할일이 많지 않아 졸음을 쫓으려 애를 쓰거나 멍 때리는 일이 잦은 도서관이다.

도서관 컴퓨터가 무서운 세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허무맹랑한 괴담을 확인하려는 초등학생들로 인해 한바탕 소란을 겪기도 하고, 용기없는 한 남자의 옛 사랑을 향한 암호 편지가 도서관 사서들의 궁금증을 폭발시키기도 하는 등 조용하고 한적했던 도서관이 어느 순간부터 자꾸만 사건 사고들로 시끌시끌 해진다. 안그래도 얼마 전부터 새로 시행된 시내순환버스인 복지 버스(공공기관을 잇는 버스)가 아키바 도서관 앞을 정류장으로 지정해 놓은 덕에 손님이 늘어났는데, 사건사고들도 끊이지 않으니 신입 사서 후미코와 추리에 일가견이 있는 노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큰 사건사고가 아니라 잔잔하지만, 그 잔잔함 속에 배려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도서관 미스터리였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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