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피
나연만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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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사이코패스라면, 자식도 그 성향을 물려받을까? 이 책을 읽고난 후 갑자기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봤다. 결론은 단정 지을 수 없다였다. 이런 결과를 보면 부모에 이어 자식까지 명확하게 사이코패스 성향을 드러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가보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성향을 드러내게 되는 시발점이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만 하면 괜찮겠으나, 그걸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겠나. 최근 열심히 보고 있는 '용감한 형사들'의 사건들을 보면,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범죄는 수도 없이 많고 언제 마주쳐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사이코패스 성향의 범죄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잔혹 범죄도 늘어나고, 묻지마 범죄도 늘어나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만 모아서 탈출할 수 없는 섬에 보내 끼리끼리 모여살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건 나 뿐일까?



삶이 이렇게 기구할 수 있을까. 주인공 준우의 삶은 평탄하지 못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이혼하고, 아빠가 운영하던 돼지 농장은 전염병으로 더 이상 운영이 불가했으며, 엄마는 '안치호'라는 남자에 의해 살해 당했고, 아버지는 엄마가 죽은지 10년이 되었을 때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빠가 미혼모였던 엄마와 결혼을 했었기에 나이차이가 제법 나는 누나가 있었지만, 같이 산 기간도 그리 길지 않은데다 자주 교류를 하진 않았기에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돼지 농장을 접고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운영하던 외로운 준우의 삶은 안치호가 출소를 앞두고 최악으로 치닫는다. 출소를 하는 안치호에게 복수를 하려다가 왠 살인범에게 공격 당해 어쩔 수 없이 살인범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상황에 놓였던 것!

이 모든게 끝나고 해결이 된다면, 준우의 삶이 평탄해 지기는 하는 걸까? 글쎄.. 평범하지 않은 누나 덕분에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어떤 이유라도 살인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는건 안다. 하지만 약한 법으로 인해 교도소를 계속 들락거리며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조용히 살인을 저지르는 이를 굳이 잡아야 할까? 흉악범이 버젓이 세상에 다시 나와 돌아다녀도, 전과가 몇개든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약한 법을 대신해 다음 범죄를 예방하게 해주는 이를 굳이 뒤쫓아야 하는 걸까? 물론, 이런 이들의 생각이 잘못 바뀌면 훨씬 위험할 수 있다는건 안다. 그럼에도 이런 이들이 실제로 있다고 했을 때, 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건 내 이기적인 생각인걸까? 이 소설을 읽으며 성향이 유전되는게 아니라 해도, 그 영향을 아주 무시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세상이 점점 무서워지는 기분이다. 살면서 이런 이들과 마주하게 되는 일이 없기를 그저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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