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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랑
장다혜 지음, 바나 그림 / 북레시피 / 2024년 10월
평점 :
넷플릭스에 "탄금"이라는 제목으로 드라마로 공개될거라는 소식에 읽어보게된 소설이다. 책은 이번에 개정판으로 제목도 바뀌어 출간되었는데, 전에도 '탄금'이란 사극 로맨스 소설을 만나보지 못했어서 궁금했다. 얼마나 이야기가 탄탄하고 재미있으면 드라마로 제작이 되었을까 싶어 기대도 되었다. 더구나 이번 개정판은 눈을 단번에 사로잡는 삽화들이 포함되어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한국의 미로 재해석한 타로 카드를 제작한 바나 작가와의 협업으로 재탄생한 '탄금'의 그림판 버전인 홍랑. 얼른 읽어보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을 각자 학원으로 보낸 후 대기하는 시간, 미리 홍랑을 챙겼던 나는 학원 근처 카페에 자리를 잡고 책을 펼쳤다. 초반 이야기가 시작될 때만 해도.. 설마.. 막장인가 싶고, 남매라면서 이게 무슨 삼각관계인가 싶어 깜짝 놀랐었다. 다행히 내가 생각하는 막장은 아니었으나 이들의 관계가 참 복잡하다 싶었다. 서로 정체를 의심는 와중에 생겨난 마음으로 인해 갈팡질팡, 그 마음이 드러난다 한들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으니 복잡미묘함이 세 사람 사이엔 항상 존재했다.
같은 아비를 둔 남매이나 씨받이 소생이라는 이유로 온갖 차별을 받으며 성장한 재이, 동백꽃을 꺾어다 준다며 나간 뒤 실종되었다가 10년만에 기억을 잃고 냉혹한 칼잡이가 되어 돌아온 홍랑, 가난한 양반집 자손으로 홍랑의 실종 후 2천 냥에 팔려와 양자가 되었으나 양부모의 괄시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채 있다가 돌아온 홍랑에게 모든 것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무진. 책을 읽은 다 읽고나니 넷플릭스로 공개된 드라마가 절로 기대된다. 이들의 복잡미묘한 감정선들이 드라마로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지 궁금하다.
마지막 반전은.. 그저 기가 막힐 뿐이었다. 세 사람을 극한으로 몰아붙인 사람들은 끝까지 반성이란걸 할 줄 몰랐으니 그들의 최후가 그러한들 그 누구도 동정하지 않았다. 당연히 맞이했을 결과라는 생각뿐. 술술 잘 읽히는 사극 로맨스다. 아이들 기다리는 짧은 시간, 거진 반 정도를 읽었으니 가독성도 재미도 나쁘지 않다. 혹시 드라마를 기다리고 있다면, 책을 먼저 한번 만나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드라마에서 표현하지 못한 장면들도 분명 있을테니까.